시진핑에게 '핵심'이란 칭호가 붙여졌다.
사실상 일인 장기집권체제를 가동하겠다는 말인데, 중국에서 후진타오에 이어서 연속으로 뛰어난 지도자가 나온 것이어서 참으로 부럽다.
중국은 자신들의 지도자를 오랜 기간에 걸쳐서 교육하고, 단련시키고, 검증하고, 상호간의 견제를 통해 키워내는 전통을 가진 것 같다.
북괴의 김정은도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통해 일인자로 길러졌다고 한다.
중국 외교부에는 화춘잉이라는 여자가 있다.
사실 이 여성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93년부터 줄곧 외교부와 대외공관에서 일했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꽤 오래 하고 있다는 것이 전부다.
주관적인 이야기지만, 난 이 여성을 보면서 자신감 있고 실력있는 전문관료라는 인상과 함께 중국의 실력을 느낀다.
구한말의 이제마는 인재를 제대로 등용 안 하는 것이야말로 대악(大惡)이라고 갈파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화춘잉과 같은 인물이 요직에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신 스팩을 잘 가꾼 출세지향적인 일상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팩이나 학벌이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인 것도 사실이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기술한다)
능력있는 예민한 정신의 소유자가 무능하지만 조직내 정치에는 능한 자에 의해 배제되고 도태되기 일쑤다.
이러한 현상은 높은 자리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이 나라의 경제수장들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대단히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 유일호 장관이나 임종룡 금융위원장 얼굴만 봐도 이분들이 도저히 경제나 금융 쪽에 재능이 있을 것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의 정책은 지금껏 하나같이 아마츄어 같았고, 아니면 종북세력에 의해 조종되고, 금융업계, 대부업계의 로비에 휘둘리고, 서민의 어려움은 외면하면서 국민과 서민의 분노와 좌절감을 열심히 증폭시키고 있는 중이다.
국가 요직은 스팩이 좋거나, 조직생활에 능하거나, 성실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어야 하고, 재능이 부족하다면 충분한 수련기간을 통해서 육성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제관련 수장들은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다.
FRB 의장 버냉키의 경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등용된 공황을 전공한 학자였지만, 그가 연설한 내용을 수록한 작은 책자를 본 적이 있는데, 쉽고 잔잔한 어조로 양적완화가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그가 실무를 겸비한 보통 전문가가 아님을 직감한다.
우리의 경우 과도한 입시교육은 어린 정신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처음부터 말살한다.
대학에 와서도 폭넓은 지식을 섭렵하는 대신 고시공부에 매몰되거나, 학계로 나갈 경우에도 조직생활이 미숙하거나 현실세계에 무지한 활동영역이 좁은 인간형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에서 고시 출신이나 학자 출신이 고위공직자가 될 때 문제가 많이 생긴다.
유일호는 학자 출신이고, 임종룡은 전남 보성 출신의 고시파 관료다.
둘다 실제 증권 트레이딩으로 잔뼈가 굵은 것도 아니고, 기업활동 등 경제 일선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
사회 진출 이후, 서민의 애환을 알 만큼 밑바닥 생활을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한편, 저속한 언론은 교육으로 인한 사고의 경직화 과정을 강화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미 굳을 대로 굳어진 두뇌들은 강한 출세지향적 욕망을 품고 인맥과 조직내 정치와 우연을 통해 사회 곳곳에 배출되고 자리잡아 간다.
최근에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또는 전라도라는 출신지가 등용 이유가 된다.
그 중 일부는 언론계로 들어오게 되고, 그런 두뇌들이 만드는 저질 언론은 국민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저속한 두뇌들을 재생산한다.
80년대 중후반에 이미 건축가 김중업은 서울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고 탄식했는데, 그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내게는 건축만이 아니라 우리 정신 전 분야가 서서히 후퇴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고 기억한다.
문화융성기였던 5공시절이 그 정도였다면 지금은 어떻겠는가?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사람의 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언론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그래도 TV에서 일요일 아침에는 지식인이나 지도자가 출연하는 대담 프로그램이 있었고, 밤 11시에 연속기획방송으로 세계의 명문대학의 시스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외국의 경제발전사례를 알려주는 연속기획 프로그램도 있었다.
신문도, 문화계도 내용이 풍부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TV 앵커는 하나같이 바보 아니면 종북들이 앉아 있었다.
이들이 끼친 해악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어제 TV 조선을 보니 책임총리에 명망있는 인사를 앉히는 방안이 여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총리 후보로 김황식, 강봉균, 전윤철 세 사람을 띄우고 있었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 명은 과거 우파(?)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전형적인 전라도 인맥이고, 또 한 명은 김대중의 측근으로서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의 얼굴마담을 했던 자이고, 다른 한명은 김대중 카드대란 때 성급한 신용축소로 수많은 서민들을 신불자로 만들고 자살하게 만든 원흉이다.
하나같이 무능하고, 나라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 지 알리가 없는 자들이며, 모두 전라도 출신이다.
박근혜 퇴진 시위를 생중계하는 TV 조선의 의도를 짐작케 한다.
제5공화국은 이미 사회곳곳에 너무 많이 뿌리내린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전선동에 그 시작부터 흔들리다가 중과부적으로 무너진 것이다.
이미 무너질 운명이던 국가의 생명을 전두환 대통령이 연장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면 박정희라는 수퍼맨의 영웅적인 플레이에 의해 유지되던 국가였기에, 그가 사라지자마자 무너진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할 당시에도 집권세력과 군에서조차 대통령이 독재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을 정도로 저들이 이데올로기 싸움을 지배했다.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의 중흥기를 이루고, 인재를 중용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한 것으로 평가받는 전두환 대통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저들에게 패배한 것은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며, 저들과 싸울 수 있는 사고력이 뛰어난 인물이 요직에 충분히 포진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관료들이 지금보다 훨씬 우수했음에도 결과는 그랬다.
이 점을 우리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