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사즐모 정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모임에는 가지 않고, 일부러 뺀지를 맞더라도 실전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서울 ㄱㄷ으로 향했다. 지방은 댄포 할 곳이 많지 않아, 댄 인프라가 좋은 서울로 가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했다.
차라리 사즐모에서 아는 사람을 안 만날 확률이 높다는 점은 마음이 조금 편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뺀지를 맞는 게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즐모 초기에 용기 하나만 믿고 많이 들이댔던 터라, 아직도 초보 시절의 안 좋은 기억을 가진 분들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왈탱을 시작하며 다시 초보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장 경험은 결국 뺀지를 맞아야 느끼는 게 많다. 그래서 그날은 일부러 일찍 ㄱㄷ텍에 도착했다. 바지는 이미 댄스복을 입고 있었고, 윗옷만 갈아입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남성 탈의실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잠깐이면 되겠지 싶어 화장실에서 윗옷만 갈아입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문을 열고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려는 순간,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잠시 멈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많아졌다. 그제야 혹시 내가 화장실을 착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고, 문을 여는 순간 바로 뛰쳐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멍해졌다.
문을 열자 예상은 현실이 됐다. 분명 여자 화장실이었다. 줄을 나란히 서 있던 광경을 보는 순간 속으로 ‘아, 끝났다’ ㅈ됐다 한참을 망설이며.
“죄송합니다. 남자 화장실인 줄 알고 잘못 들어왔습니다.”라고 말하며, 말 그대로 도망치듯 우사인볼트보다 더빨리 빠져나왔다.
요즘 화장실 몰카 사건도 많다 보니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봐, 안내데스크에 가서 여자 화장실을 착각해 잘못 들어갔다고 자진 신고까지 했다. 그래도 여자 탈의실까지는 안 들어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채 텍 안으로 들어가 구석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혹시라도 내 얼굴을 본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내 부킹을 받았지만, 방금 전 화장실에서의 기억이 계속 떠올랐다. 설마 아까 봤던 사람들이 오늘 함께 춤출 분들은 아니겠지 싶었다. 실력도 부족한데 생각까지 많으니 댄이 잘 될 리가 없었다.
요즘은 사즐모에 가서 댄 신청하는 것도 점점 망설여진다. 처음 가입했을 때는 숫기도 없고,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런저런 생각이 앞선다. 남자인 내가 신청하면 춤출 기회는 많지만, 마음이 쉽게 나서질 않는다.
사교를 할 때 뺀지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왈탱을 배우면서 받는 뺀지는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뺀지에는 다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생각하다 보면 부족한 점과 배울 점이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레슨 때 더 연습해서 다음엔 뺀지를 안 맞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현장에 서면 용기가 쉽게 나지 않는다. 왈탱은 참 멀고도 먼 나라다.
남들처럼 일찍 배우지도 못했고, 변방에서 최고급 레슨을 받는 상황도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 늘어가는 재미로 이어가고 있다. 헬스 대신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로 행복하다. 다만 언젠가는 민폐 없이, 부담 없이 계속 춤출 수 있을지 문득문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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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댄짱(천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5 바람돌 형님 반가 반가요~
어디 다치셨다고 들렸었는데 괜잖으신가요~
선배님들이 초보 댄스경험담도 도움이 된다는 말씀 고맙습니다~~ -
작성자조용한!미소 (온라인,창원)榮 작성시간 26.01.06 화이팅!~~~~~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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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댄짱(천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7 조용한 미소님 반갑습니다 ~
운동이라 생각하고 취미생활 이어가겠습니다~ -
작성자커피가(온라인) 작성시간 26.01.06 댄짱님 올만이세요...
황당한 화장실사건
잊지못할 일이네요
열심히 배우시는 왈츠
열공하시어
기쁨이 넘치시는날들
이어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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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댄짱(천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7 커피가님 대화방 번개시절 생각이나네요~
여튼 오랫만이네요~
글 안쓰는데 한번 써봤네요~
느즈막히 배워서 앞으로도 얼마나 잘하겠어요~
그냥운동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