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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노인의 고백----- 이해인 수녀님

작성자아부지|작성시간26.06.22|조회수60 목록 댓글 0

 


어느


노인의 고백----- 이해인 수녀님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내가 용서할 일도
용서받을 일도 참 많지만

너무 조바심하거나
걱정하진 않기로 합니다.

죽음의 침묵은
용서하고

용서받은 거라고
믿고 싶어요.

고요하고 고요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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