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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미의 이야기

작성자수신위본(온라인)|작성시간26.05.01|조회수232 목록 댓글 16

 

 

 

 

 

O년 넘게 주식시장에서 버티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시장은 결코 개인투자자가 돈을 쉽게 벌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는 전혀 몰랐다.

그저 좋은 종목을 잘 고르고, 타이밍만 조금 맞추면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시장은 단순히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사람의 심리와 욕망, 두려움, 기대와 절망이 끊임없이 뒤섞이는 구조였고, 그 안에서 개인투자자는 생각보다 훨씬 분명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뉴스에 반응했다.

어떤 기업이 대기업과 협력한다는 기사가 나오면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 매수했고, 거래량이 폭발하며 급등하는 종목을 보면 ‘이번에는 다르다’고 믿으며 뒤늦게 뛰어들었다.

차트가 조금만 흔들려도 손절했고, 손절한 종목이 다시 올라가면 분해서 다시 매수했다.

수익이 나면 조금만 올라가도 불안해서 팔았고, 손실이 나면 언젠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오래 들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행동은 내가 판단해서 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시장이 원하는 방식대로 움직인 것이었다.

 

시장은 내가 계속 참여하길 원했다.

사고, 팔고, 다시 사고, 손절하고, 또 진입하는 과정을 반복하길 원했다.

그래야 거래가 살아 있고, 거래가 있어야 수수료와 세금이 발생하며, 가격이 흔들린다.

나는 투자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었다.

 

특히 많이 당했던 건 급등주였다.

시장은 늘 누군가에게 꿈을 보여준다.

어느 날은 2차전지였고, 어느 날은 바이오였고, 어느 날은 인공지능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몰리고 뉴스가 쏟아지고 거래량이 터질 때마다 나는 그 안에서 기회를 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됐다.

그 자리는 기회의 자리가 아니라 대부분 ‘마지막 연료’가 필요한 자리였다는 것을.

이미 싸게 모아둔 누군가는 비싸게 팔기 위해 관심과 열기를 필요로 했고, 나는 그 열기를 완성해주는 사람이었다.

 

손실이 쌓일수록 더 열심히 시장을 봤다.

더 많은 차트를 분석했고, 더 많은 뉴스와 리포트를 읽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이 볼수록 더 많이 흔들렸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시장은 많이 아는 사람보다 빨리 반응하는 사람을 유인하지만, 결국 돈은 빨리 반응하는 사람에게서 천천히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동한다는 사실이었다.

 

가장 아픈 경험은 손절보다 기회 상실이었다.

내가 공포에 팔았던 자리에서 주가는 다시 올랐고, 내가 환희 속에 샀던 자리는 늘 천장이었다.

그 일이 반복되면서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움직인 이유가 논리 때문이 아니라 감정 때문이었다는 것을.

두려워서 팔았고, 조급해서 샀고, 남들이 돈 버는 것 같아 불안해서 따라갔다.

시장은 그런 감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나면서 투자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에는 시장이 움직이면 내가 따라 움직였지만, 지금은 먼저 묻는다.

이 거래량은 왜 나왔는가.

이 자리에 누가 들어와 있는가.

이 상승은 시작인가, 분배인가.

이 하락은 붕괴인가, 흔들기인가.

뉴스가 나온 이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뉴스가 나오기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에는 ‘좋은 종목’을 찾으려 했지만, 지금은 ‘좋은 자리’를 찾는다.

예전에는 확신을 가지고 크게 들어갔지만, 지금은 확률이 맞을 때만 분할로 접근한다.

예전에는 내가 맞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시장이 틀렸을 때를 기다린다.

 

결국 시장은 개인에게 생각 없이 반응하는 돈이 되길 바란다.

공포에 던지고, 탐욕에 쫓고, 후회 속에 다시 들어오기를 바란다.

내가 가장 오래 걸려서 배운 건 이것이었다.

시장이 원하는 개인이 되면 돈을 벌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장에 맞서 싸우면 안 된다.

하지만 시장이 만들어내는 군중심리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서도 안 된다.

추세는 따라야 하지만, 감정은 따라가면 안 된다.

모두가 흥분할 때 경계해야 하고, 모두가 두려워할 때 구조를 봐야 한다.

 

지금도 시장은 매일 누군가를 유혹한다.

새로운 테마를 만들고, 새로운 기대를 심고, 새로운 공포를 만든다.

그 안에서 여전히 많은 개인이 들어오고 나간다.

나도 한때 그 흐름 속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시장은 내게 돈을 벌라고 말하지 않는다.

시장은 내게 반응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돈을 버는 사람은, 그 말에 쉽게 대답하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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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수신위본(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05 장조은(달구벌) 좋은말씀입니다.
    돌이켜보면 사실...........
    매매횟수 빈번한 주식보다는
    묵직하게 그냥 쭉 가지고 왔던
    금은이 주식보다 더 큰 수익을 안겨주었던 것 같습니다. ^^
  • 작성자자유여행 (서울사랑방) | 작성시간 26.05.06 개미의 야기가 쏙 들어옵니다
    돌아서면 잊어먹지만요 ~*~*
  • 작성자그림과소리(서울사랑방 ) | 작성시간 26.05.11 ㅎㅎㅎ 드디어 저도 치매 예방 차원으로
    아들 도움 받아 키움으로 앱 깔고
    계좌 만들었답니다

    ㅎㅎㅎ 용어들이 너무 낯설어요
    뭐가 뭔지@
  • 답댓글 작성자수신위본(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1 처음에는 진짜 소액으로.......
    수업료 지불한다는 마인드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매수할 때에는
    내가 왜 이 종목을 이 타임에 매수하는가?
    하는 또렷한 이유가 있어야 좋습니다.

    아무튼 화이팅--!!
  • 답댓글 작성자그림과소리(서울사랑방 ) | 작성시간 26.05.11 수신위본(온라인) ㅎㅎㅎ 용어부터 배워야 할 거 같아요
    앱 깔아주며 아들이 웃었어요

    그냥 두뇌 회전으로 용으로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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