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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작성자적우(온라인)|작성시간26.06.22|조회수170 목록 댓글 20

최근에 나에게는 야릇한 버릇이 생겼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 그녀가 나와 같이 늙어간다는 사실에 묘하고 야릇한 쾌감을 향유하는 것이다.
그것은 황홀하고 짖궂은 만족감에 가깝다.
어쩌면 나는 이제야말로 그녀를 소유한다는 착각에 빠지는 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건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겉으로는 마음에도 없는 말를 해 준다.
참으로 아름다우십니다.
또는 우아하십니다. 등등

그러나 맘 속으로는 그녀 역시 나와 같이 늙고 노쇠해 간다는 사실에 야릇한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이건 분명 연민이 아니다.
오직 세월만이, 자연이 가져다 주는 선물, 엑스타시에 가깝다.
그 선물을 늦게야 열어본 기분이랄까)
마치 황혼녘에 서쪽 하늘 한 구석이 기우는 것을 바라보듯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직 젊을 때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허구한 날 고뇌로 점철하던 날이 몇 날이었던가.

그런 만족감에는 이제는 그런 고뇌에서 놓여났다는 안도감과 짖궂은 복수심이 깃들어 있다.

늙어가는 미인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와 같은 것이다. 미인박명이라는 말은 오히려 덕담인지도 모른다.
오래 사는 미인은 그래서 비극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내가
그녀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며 내심의 만족감을 즐길 수 있도록.
혹 그녀가 스스로를 밀폐할까 봐 걱정이다. 마치 허리우드 영화 <선셋대로>에 나오는 왕년의 여배우처럼.

그것은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옛 연인을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디선가 속절없이 나처럼 늙어가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며 황홀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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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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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적우(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하얀 눈꽃(중앙부회장) 사람은 남을 사물로 본답니다.
    그게 타인이죠. 그래서 누군가는 '타인은 지옥이다' 라고 했지요.
  • 답댓글 작성자적우(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하얀 눈꽃(중앙부회장) 늙는다는 건 사람이 사물로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 작성자야맛있다 | 작성시간 26.06.22 얄굿데이ㅡ ㅎㅎ
  • 답댓글 작성자적우(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방가방가
  • 답댓글 작성자적우(온라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3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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