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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양 6대주 여행기

[아프리카] 아루샤에서 '인도양의 흑진주' 잔지바르로 날다

작성자林 山|작성시간26.06.18|조회수1 목록 댓글 0

패럿 호텔 아루샤에서 아침 일찍 잠이 깼다. 새벽 5시 이슬람 모스크 확성기에서 기도 소리가 고요를 깬다. 아프리카에서 이슬람의 세력 확장은 서구 열강의 식민지 침략과 그 앞잡이 역할을 한 기독교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로 분화구 사파리 투어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인도양의 흑진주' 잔지바르(Zanzibar) 섬으로 떠나는 날이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아루샤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아루샤 공항(ARK)

아루샤에는 도심 서쪽의 아루샤 공항(ARK)과 동쪽의 킬리만자로 국제공항(JRO)이 있다. 두 공항은 세렝게티, 옹고롱고로 등 탄자니아 북부 사파리 여행의 관문이다. ARK는 아루샤 시내 올라 시티 구역(Unga City)에 있는 국내선과 경비행기를 운항하는 공항으로 주로 세렝게티, 잔지바르, 레이크 마냐라 등을 오가는 항공편이 집중되어 있다.

킬리만자로 국제공항(JRO)은 아루샤와 모시(Moshi) 중간에 있으며, 아루샤에서 차로 약 1시간쯤 걸린다. JRO는 국제선 항공편이 취항하는 탄자니아 북부의 관문이다.

 

프리시전 에어 소속 터보프롭 ATR 42-600기

아루샤 공항에서 프리시전 에어(Precision Air) 소속 터보프롭 ATR 42-600 여객기에 올랐다. 프리시전 에어는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본사를 둔 민간 지역 항공사로 아루샤, 잔지바르, 킬리만자로 등 탄자니아 국내선과 케냐의 나이로비, 우간다의 엔테베 등 동아프리카 주요 국제선을 운항한다.

 

잔지바르의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 국제공항(ZNZ)

터보프롭 비행기는 잠시 활주로를 달리다가 잔지바르를 향해 날아올랐다. 아루샤 공항을 떠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잔지바르 국제공항에 착륙한다는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창을 통해 밖을 보니 인도양의 푸른 바다가 펼쳐쳐 있었다.

 

잔지바르 국제공항에서 타고 온 비행기를 배경으로 인증 샷

드디어 잔지바르 섬의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 국제공항(ZNZ)에 발을 내디뎠다. 잔지바르 섬의 공식 명칭은 웅구자(Unguja) 섬이다. 잔지바르 섬은 비옥한 토양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덕분에 정향(丁香, Clove), 육두구(肉荳蔲, Nutmeg), 계피(桂皮, Cinnamon), 바닐라(Vanilla) 등의 세계적인 주요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어 '향신료의 섬(Spice Island)'이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여행객들은 향신료 농장을 직접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잔지바르 섬은 또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아프리카와 아랍의 문화가 융합된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우 아름다워 '인도양의 흑진주'라고도 불린다. 'Zanzibar'는 페르시아어로 '검은 해안'을 뜻한다. 페르시아어 '잔지(Zanzi)'는 '흑인', '바르(Bar)'는 '사주, 해안'을 의미한다.

 

잔지바르 시는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의 중심 도시이자, 가장 큰 도시이다. 또한 잔지바르 도시·서부 주의 주도이다. 총 인구는 20만명이다.

 

잔지바르의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 국제공항(ZNZ)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 국제공항(ZNZ)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인도양의 흑진주' 잔지바르의 관문 역할을 하는 국제공항치고는 규모도 작고 시설도 허름하다. 공항 라운지 등 내부 편의시설도 협소한 편이다.

 

잔지바르 스톤 타운에 있는 포로다니 파크 호텔

공항을 나서자 현지 가이드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곧바로 전세버스에 올라 잔지바르 시의 구시가지 스톤 타운(Stone Town)에 있는 숙소 포로다니 파크 호텔(Forodhani Park Hotel)로 향했다.

스톤 타운은 탄자니아 잔지바르 제도 웅구자 섬의 서쪽 해안에 위치한 역사적인 옛 시가지이자,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문화 중심지다. 그러니까 스톤 타운은 새 잔지바르 시가 형성되기 전부터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던 유서깊은 도시다.

19세기 정향 등 향신료와 인도양 노예 무역이 번성했던 스톤 타운은 오만 술탄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이후 UK 보호령 시대를 거쳐 1964년 잔지바르 혁명을 통해 술탄정이 축출되었고, 탕가니카와 합쳐져 현재의 탄자니아 연합 공화국이 되었다. 수세기 동안 아프리카 스와힐리 문화에 아랍, 페르시아, 인도, 유럽의 문화가 절묘하게 융합된 스톤 타운은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다르에스살람에서 페리로 약 2시간 거리인 스톤 타운은 산호석(Coral ragstone)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같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유명하다. 스톤 타운 주택의 상징인 잔지바르 도어(Zanzibar Doors)도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잔지바르 도어는 화려한 조각과 부조로 장식된 정교한 나무 문인데, 문 상단이 둥근 인도식과 직사각형 형태의 오만 아랍식으로 나뉜다.

스톤 타운에서 경이의 집(House of Wonders)은 꼭 방문해야 할 명소다. 경이의 집은 동아프리카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잔지바르에서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왔던 역사적인 랜드마크이자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올드 포트(Old Fort)는 오만 통치 시대에 건설된 아주 오래된 방어 요새로, 문화 행사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해안가에 위치한 작은 공원인 포로다니 정원(Forodhani Gardens)은 낮에는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해가 지면 활기찬 야시장으로 변모해 신선한 해산물 구이와 잔지바르 피자를 즐길 수 있다.

성공회 대성당과 옛 노예 시장 터는 과거 세계 3대 노예 무역항 중 하나였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노예제 종식을 기념해 시장 터 위에 대성당이 세워졌으며, 지하 감옥과 기념비가 보존되어 있다.

스톤 타운에는 프레디 머큐리 생가가 잘 보존되어 있다. 전설적인 UK 롹 밴드 퀸(Queen)의 프론트맨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이곳에는 그를 기념하는 박물관이 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입구

잔지바르 공항에서 숙소인 포로다니 파크 호텔까지는 약 8km의 거리다. 공항에서 약 25분 정도 걸려서 고풍스런 느낌의 호텔에 도착했다. 국기 게양대에는 태극기도 보였다. '포로다니(Forodhani)'는 스와힐리어로 '항구' 또는 '부두'를 의미한다. 잔지바르의 역사적인 중심지 스톤 타운의 해안가 항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은 스톤 타운 중심가에 자리잡은 3성급 호텔이다. 올드 포트는 호텔 바로 앞에 있고, 경이의 집이나 포로다니 정원도 약 100m 정도의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프레디 머큐리 박물관은 걸어서 4분, 잔지바르의 환상적인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샹가니 비치(Shangani Beach)는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있다. 객실 요금은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1박당 약 70~120달러라고 한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객실

잔지바르의 문화적 유산을 반영해 아랍풍과 스와힐리풍으로 꾸며진 호텔 객실은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아치형 창문, 정교한 목공예 가구, 전통 직물을 활용한 아랍 및 스와힐리 건축 양식과 인테리어, 넓고 조용한 객실 공간, 아늑한 수면을 돕는 편안하고 고풍스런 침대와 고급 침구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객실 샤워장

화장실의 샤워장 또한 이슬람 문화권의 전통적인 공중목욕탕이자 증기탕인 하맘(Hammam)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었다. 갈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기하학적 문양의 타일로 장식한 벽면과 바닥은 아랍 스타일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샤워장 입구의 뾰족한 아치(Pointed arch)는 잔지바르 특유의 건축 미학이 나타나 있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옥상 뷰

포로다니 파크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설은 옥상 테라스와 옥상 수영장(Rooftop Pool)이다. 옥상 테라스에서는 올드 포트(Old Fort)를 비롯해 인도양의 에메랄드 빛 바다, 스톤 타운의 건물과 골목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올드 포트는 스와힐리어로 응고메 콩웨(Ngome Kongwe)라고 한다. '옛 성'이라는 뜻이다. 응고메 콩웨는 1698년에서 1701년 사이에 포르투갈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오만의 부사이디(Busaidi) 가문이 포르투갈 교회 터 위에 세웠다.

스톤 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인 응고메 콩웨는 산호석으로 만들어진 두텁고 높은 갈색 성벽과 둥근 타워 포루가 특징이다. 과거에는 군사 요새, 감옥으로 쓰이다가 20세기 초에는 철도 종착역으로도 사용되었다. 성 내부에는 야외 원형 극장(Amphitheater)이 있어 잔지바르 국제 영화제(ZIFF) 등 문화 행사나 공연이 열리며, 주위에는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성안을 들여다보니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탄자니아 중앙정부나 잔지바르 지방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너무나 소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옥상 뷰

옥상 테라스에서 서쪽을 바라보니 인도양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잔잔한 바다 위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옥상 뷰

포로다니 파크 호텔의 옥상 풀장은 스톤 타운의 탁 트인 전경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아서 주로 가벼운 휴식이나 물놀이에 적합하다. 성인 3~4명만 들어가도 공간이 꽉 찰 정도다. 풀장 옆에는 간단한 식사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있다.

 

포로다니 파크 호텔 옥상 뷰

스톤 타운 구시가지 건물들의 평평하거나 경사진 양철판 지붕은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었다. 스톤 타운의 평지붕은 오만 아랍인들이 도입한 양식이다. 하지만 잔지바르의 습윤한 기후와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빗물 처리가 용이한 경사진 양철 지붕으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옛날의 전통적인 평지붕은 산호석과 맹그로브 나무 지지대 위에 산호 석회 콘크리트를 덮어 만들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야자수 잎을 엮어 만든 초가 지붕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이는 자연 단열과 빗물 관리에 효과적이었으나 현대에는 관리가 쉬운 양철로 많이 대체되었다. 스톤 타운에는 지금도 양철판 평지붕이 많이 남아 있다.

2026. 1. 9. 林 山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스톤타운 #올드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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