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크게 운문시와 산문시로 나눌 수 있어요.
운문시는...... 읽으면 노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산문시는 그냥 책을 읽는 기분이에요.
작가에 따라서 취향대로 쓰는데.....
운문시를 많이 썼던 박목월 시인의 시를 예로 들어볼게요.
직접 읽으시며 느껴 보세요.
*** 나그네 ***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위의 시를 읽으면 3.3.....2.2..... 그런식으로 발음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기분이죠.
즉, 읽는 소리가 일종의 노래처럼 느껴지는 것인데....
제 생각에는 이런 종류의 시풍은 시조라는 옛 선비들의 시풍에서 유래된 것이고,
선비들의 시조는...... 중국의 한시에 뿌리를 두고 있거든요.
중국어를 배우면...... 가장 힘든 부분이 사성발음이라는 것이에요.
똑 같은 글자를....
위로 목소리를 올리며 읽으면 이런 뜻이 되고..... 아래로 쳐 내리면서 읽으면 다른 뜻이 되어요.
또 아래로 내리다가 위로 솟구치는 발음도 있고..... 위에서 딱 멎은 듯한 발음도 있어요.
그래서 중국말이 살라살라 대는 것 처럼 들리는데....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유행가를 작곡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하더군요.
중국의 한시를 중국발음 그대로 읽으면..... 꼭 노래하는 듯 들려요.
역시 사성발음 때문인데...... 그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운문이라는 것을 만든 것 같아요.
박목월 시인의 시를 또 하나 감상해 보세요.
*** 여우비 ***
땡볕 나는대로
오는 비
여우비
시집가는 꽃가마에
한 방울 오고
뒤에 가는 당나귀에
두 방울 오고
오는 비
여우비
쨍쨍 개었다
***********************
이에 비하여 산문시는 그냥 독서하는 기분이에요.
생각나는 대로 그냥 써 내려가는데..... 뜻과 의미의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대표적인 산문시인.... 유치환의 시를 예를 들어 볼게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분이 유치환시인인데..... 그 분의 시는 거의 산문에 가까워요.
가난하게 살아서 집안식구에게 쓴 시가 많아요.
시집간 딸이 어려운 살림때문에 남편과 싸우는 골목을 돌아나오며 쓴 시도 있고,
죽은 아들을 만주벌판에 묻은 후에 쓴 시도 있어요.
아래는 가난한 살림 때문에 아들을 볼 면목조차도 없었던 유치환시인이
자식에게 보내는 시에요.
*** 가난하여 ***
가난하여 발 벗고 들에 나무를 줍기로소니
소년이여 너는
좋은 햇빛과 비로 사는 초목 모양
끝내 옳고 바르게 자라지라
설령 어버이의 자애가 모자랄지라도
병 같은 가난에 쥐어 짜는
그의 피눈물에 염통을 대고
적은 짐승처럼 울음일랑 울음일랑 견디어라
어디나 어디나 떠나고 싶거들랑
가만히 휘파람 불며 흐르는 구름에 생각하라
진실로 사람에겐 무엇이 있어야 되고
인류의 큰 사랑이란 어떠한 것인가를
아아 빈한(貧寒)함이 아무리 아프고 추울지라도
유족함에 개같이 길드느니보다
가난한 별 아래 끝내 고개 바르게 들고
너는 세상의 쓰고 쓴 소금이 되라
어때요?
위의 박목월시인의 시와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죠?
이 시는 운율을 거의 무시하고 쓴 산문시인데..... 약간 운문시의 냄새도 나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산문시 형태에요.
이번에는 진짜 산문시라고 할 만한 유치환 시인의 시를 한번 감상해 보세요.
제가 이십대에 줄줄 외우고 다녔던 시에요.^^*
*** 병처 ***
病 妻
유 치 환
아픈가 물으면 가늘게 미소하고
아프면 가만히 눈감는 아내---
한떨기 들꽃이 피었다 시들고 지고
한 사람이 살고 병들고 또한 죽어 가다
이 앞에서는 전 우주(宇宙)를 다 하야도 더욱 무력한가
내 드디어 그대 앓음을 나누지 못하나니
가만이 눈감고 아내여
이 덧없이 무상한
골육에 엉기인 유정(有情)의 거미줄을 관념(觀念)하며
요요(遙遙)한 태허(太虛) 가운데
오직 고독한 홀몸을 응시하고
보지 못할 천상의 아득한 성망(星芒)을 지키며
소조(蕭條)히 지저(地底)를 구우는 무색 음풍을 듣는가
하여 애련의 야윈 손을 내밀어
인연의 어린 새 새끼들을 애석하는가
아아 그대는 일찌기
나의 청춘을 정열한 한 떨기 아담한 꽃
나의 가난한 인생에
다만 한 포기 쉬일 애증(愛憎)의 푸른 나무러니
아아 가을이런가
추풍은 소조(蕭條)히 그대 위를 스쳐 부는가
그대 만약 죽으면---
이 생각만으로 가슴은 슬픔에 즘생 같다
그러나 이는 오직 철없는 애정의 짜증이러니
진실로 엄숙한 사실 앞에는
그대는 바람같이 사라지고
내 또한 바람처럼 외로이 남으리니
아아 이 지극히 가까웁고도 머언 자여
참 애절하고 멋 있죠?
가난해도 이런 남편과 살면 여자는 아주 행복할 것 같아요.ㅋ
(혹시..... 나 아닌가?..ㅋㅋ)
병든 아내를 보며 시를 지은 것인데..... 애절한 뜻이 잘 담겨 있어요.
발음상의 맞춤 보다는...... 의미와 뜻의 전달에 중점을 둔 시거든요.
***********
저는 산문시를 즐겨하는데,
제가 쓴 시를 보면 유치환 시인의 시풍을 제 스스로가 느끼는 적이 많아요.
그것은 제가 이십대에 유치환시집을 끼고 살았거든요.
글이란 참 무서운 것이에요.
삼십 년이 넘은 지금......... 제가 시를 쓰면 유치환의 시풍이 저절로 나오는 것이에요.
제가 쓴 시를 한번 감상해 보세요. 언젠간 제 아들이 아펐을 적에 쓴 글이에요.
위의 유치환시인의 시와 뭔가 상통하는 것을 느낄 것이에요.
*** 비밀스런 문 ***
부자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지만, 가난으로 죽는 것도 아니다.
헐벗은 자식의 손을 잡아 벌판을 걸어간다 해도,
행복한 삶은 배부름에 있지 아니한, 비밀스런 문이 있어
굶주림의 탑에 떠오르는 달빛이 얼굴을 쓰다듬어 껴안음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로지 그것 만에 의지했음이다.
아이 하나 병들은 구차한 방이라도
문턱을 넘는 기척소리에 나를 기다려 귀를 세움이니,
미안해하는 내 얼굴에 둥근 달이 떠올라 방안을 환히 비추면
아픔을 미소로 대신하는 자식의 뒤척임이 있어
영혼의 끈이 이어져 눈앞에 드러나니 눈부신 것이다.
조석으로 조바심과 염려가 번갈아 들락거려 분주한 방에
못난이 인형이 소망의 웃음소리 터뜨려 날개 편 이부자리,
좋은 꿈만 꾸는 베게에 머리를 얹어 옆으로 돌아누움이니
달빛 들어앉은 자식의 눈동자를 바라보아 한 손으로 더듬어
부자도 아니고 가난도 아닌, 비밀스런 문을 열어 보이니라.
^^*
여러분의 시창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운문시는...... 읽으면 노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산문시는 그냥 책을 읽는 기분이에요.
작가에 따라서 취향대로 쓰는데.....
운문시를 많이 썼던 박목월 시인의 시를 예로 들어볼게요.
직접 읽으시며 느껴 보세요.
*** 나그네 ***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위의 시를 읽으면 3.3.....2.2..... 그런식으로 발음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기분이죠.
즉, 읽는 소리가 일종의 노래처럼 느껴지는 것인데....
제 생각에는 이런 종류의 시풍은 시조라는 옛 선비들의 시풍에서 유래된 것이고,
선비들의 시조는...... 중국의 한시에 뿌리를 두고 있거든요.
중국어를 배우면...... 가장 힘든 부분이 사성발음이라는 것이에요.
똑 같은 글자를....
위로 목소리를 올리며 읽으면 이런 뜻이 되고..... 아래로 쳐 내리면서 읽으면 다른 뜻이 되어요.
또 아래로 내리다가 위로 솟구치는 발음도 있고..... 위에서 딱 멎은 듯한 발음도 있어요.
그래서 중국말이 살라살라 대는 것 처럼 들리는데....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유행가를 작곡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하더군요.
중국의 한시를 중국발음 그대로 읽으면..... 꼭 노래하는 듯 들려요.
역시 사성발음 때문인데...... 그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운문이라는 것을 만든 것 같아요.
박목월 시인의 시를 또 하나 감상해 보세요.
*** 여우비 ***
땡볕 나는대로
오는 비
여우비
시집가는 꽃가마에
한 방울 오고
뒤에 가는 당나귀에
두 방울 오고
오는 비
여우비
쨍쨍 개었다
***********************
이에 비하여 산문시는 그냥 독서하는 기분이에요.
생각나는 대로 그냥 써 내려가는데..... 뜻과 의미의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대표적인 산문시인.... 유치환의 시를 예를 들어 볼게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분이 유치환시인인데..... 그 분의 시는 거의 산문에 가까워요.
가난하게 살아서 집안식구에게 쓴 시가 많아요.
시집간 딸이 어려운 살림때문에 남편과 싸우는 골목을 돌아나오며 쓴 시도 있고,
죽은 아들을 만주벌판에 묻은 후에 쓴 시도 있어요.
아래는 가난한 살림 때문에 아들을 볼 면목조차도 없었던 유치환시인이
자식에게 보내는 시에요.
*** 가난하여 ***
가난하여 발 벗고 들에 나무를 줍기로소니
소년이여 너는
좋은 햇빛과 비로 사는 초목 모양
끝내 옳고 바르게 자라지라
설령 어버이의 자애가 모자랄지라도
병 같은 가난에 쥐어 짜는
그의 피눈물에 염통을 대고
적은 짐승처럼 울음일랑 울음일랑 견디어라
어디나 어디나 떠나고 싶거들랑
가만히 휘파람 불며 흐르는 구름에 생각하라
진실로 사람에겐 무엇이 있어야 되고
인류의 큰 사랑이란 어떠한 것인가를
아아 빈한(貧寒)함이 아무리 아프고 추울지라도
유족함에 개같이 길드느니보다
가난한 별 아래 끝내 고개 바르게 들고
너는 세상의 쓰고 쓴 소금이 되라
어때요?
위의 박목월시인의 시와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죠?
이 시는 운율을 거의 무시하고 쓴 산문시인데..... 약간 운문시의 냄새도 나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산문시 형태에요.
이번에는 진짜 산문시라고 할 만한 유치환 시인의 시를 한번 감상해 보세요.
제가 이십대에 줄줄 외우고 다녔던 시에요.^^*
*** 병처 ***
病 妻
유 치 환
아픈가 물으면 가늘게 미소하고
아프면 가만히 눈감는 아내---
한떨기 들꽃이 피었다 시들고 지고
한 사람이 살고 병들고 또한 죽어 가다
이 앞에서는 전 우주(宇宙)를 다 하야도 더욱 무력한가
내 드디어 그대 앓음을 나누지 못하나니
가만이 눈감고 아내여
이 덧없이 무상한
골육에 엉기인 유정(有情)의 거미줄을 관념(觀念)하며
요요(遙遙)한 태허(太虛) 가운데
오직 고독한 홀몸을 응시하고
보지 못할 천상의 아득한 성망(星芒)을 지키며
소조(蕭條)히 지저(地底)를 구우는 무색 음풍을 듣는가
하여 애련의 야윈 손을 내밀어
인연의 어린 새 새끼들을 애석하는가
아아 그대는 일찌기
나의 청춘을 정열한 한 떨기 아담한 꽃
나의 가난한 인생에
다만 한 포기 쉬일 애증(愛憎)의 푸른 나무러니
아아 가을이런가
추풍은 소조(蕭條)히 그대 위를 스쳐 부는가
그대 만약 죽으면---
이 생각만으로 가슴은 슬픔에 즘생 같다
그러나 이는 오직 철없는 애정의 짜증이러니
진실로 엄숙한 사실 앞에는
그대는 바람같이 사라지고
내 또한 바람처럼 외로이 남으리니
아아 이 지극히 가까웁고도 머언 자여
참 애절하고 멋 있죠?
가난해도 이런 남편과 살면 여자는 아주 행복할 것 같아요.ㅋ
(혹시..... 나 아닌가?..ㅋㅋ)
병든 아내를 보며 시를 지은 것인데..... 애절한 뜻이 잘 담겨 있어요.
발음상의 맞춤 보다는...... 의미와 뜻의 전달에 중점을 둔 시거든요.
***********
저는 산문시를 즐겨하는데,
제가 쓴 시를 보면 유치환 시인의 시풍을 제 스스로가 느끼는 적이 많아요.
그것은 제가 이십대에 유치환시집을 끼고 살았거든요.
글이란 참 무서운 것이에요.
삼십 년이 넘은 지금......... 제가 시를 쓰면 유치환의 시풍이 저절로 나오는 것이에요.
제가 쓴 시를 한번 감상해 보세요. 언젠간 제 아들이 아펐을 적에 쓴 글이에요.
위의 유치환시인의 시와 뭔가 상통하는 것을 느낄 것이에요.
*** 비밀스런 문 ***
부자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지만, 가난으로 죽는 것도 아니다.
헐벗은 자식의 손을 잡아 벌판을 걸어간다 해도,
행복한 삶은 배부름에 있지 아니한, 비밀스런 문이 있어
굶주림의 탑에 떠오르는 달빛이 얼굴을 쓰다듬어 껴안음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로지 그것 만에 의지했음이다.
아이 하나 병들은 구차한 방이라도
문턱을 넘는 기척소리에 나를 기다려 귀를 세움이니,
미안해하는 내 얼굴에 둥근 달이 떠올라 방안을 환히 비추면
아픔을 미소로 대신하는 자식의 뒤척임이 있어
영혼의 끈이 이어져 눈앞에 드러나니 눈부신 것이다.
조석으로 조바심과 염려가 번갈아 들락거려 분주한 방에
못난이 인형이 소망의 웃음소리 터뜨려 날개 편 이부자리,
좋은 꿈만 꾸는 베게에 머리를 얹어 옆으로 돌아누움이니
달빛 들어앉은 자식의 눈동자를 바라보아 한 손으로 더듬어
부자도 아니고 가난도 아닌, 비밀스런 문을 열어 보이니라.
^^*
여러분의 시창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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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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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옥이 작성시간 04.08.10 참 좋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은하철도님 복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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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별사탕 작성시간 04.08.10 그래도 잘 몰르겠어요 먹통 이라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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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미소。 작성시간 04.08.10 배우고 갑니다 강의를 하시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잘하실 것 같아요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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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늘나라 작성시간 04.08.10 배우는 즐거움, 나누는 즐거움.. 함께 할 수 있어 이 공간을 찾게 됩니다. 앞으로도 은하철도님의 세상을 엿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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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만식사랑 작성시간 04.08.10 감사해유 신경 엄청 ?쓰시는디 잘 안되어서여 ㅎㅎㅎ 존 날 되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