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을 만들고 본밭에 심고, 지지대를 박고 끈을 매줄 때까지만 해도 제법 밭다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풀들이 무성해져 밭은 점점 풀밭으로 변해 갔다.
풀숲 속에서 보물찾기하듯 다 여문 완두콩을 찾아 뽑아 한 아름씩 그린워크에 실어 날랐다. 한꺼번에 까 놓으면 상할까 싶어 이틀 정도 팔 만큼만 뽑아다가 까서 무인판매대에 내놓았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 팔았다.
이제 며칠 있으면 강낭콩이 기다리고 있고, 모레쯤에는 감자를 캐려고 한다. 성남에 사는 분이 우리 감자가 맛있다고 여러 사람에게 소개해 주셔서 캐기도 전에 예약이 들어온다. 차에 싣고 배달까지 해 준다. 올해도 잘될지 기대가 된다.
그러고 보니 계절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감자를 심을 걱정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감자를 캘 걱정을 하고 있다.
감자를 캐고 나면 들깨를 심는다. 올해는 빨간팥도 심어 보려고 모종을 만들어 두었다. 들깨 모종도 넉넉히 키워 놓았다. 옥수수는 어느새 수염이 나오기 시작한다.
어르신들은 옥수수에 개꼬리가 나오면 보름쯤 지나 익는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먼저 심어 놓은 옥수수는 7월 초쯤이면 맛볼 수 있겠다.
돌아보면 농사는 끝나는 일이 없다. 하나를 마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걱정 하나가 지나가면 새로운 걱정이 찾아온다. 그래도 그렇게 씨를 뿌리고 거두며 계절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농부의 기쁨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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