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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비오는날의 하루

작성자김 유화|작성시간26.06.20|조회수19 목록 댓글 0

오늘은 비가 하루 종일 내리고 있다. 그렇게 찌는 듯 덥던 날씨도 비가 오니 한결 시원하다.
오늘은 미리 만들어 두었던 빨간팥 모종을 심고 있다. 더 늦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마침 비가 내려 좋은 때를 만났다. 모종이 웃자라 심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더 늦기 전에 땅에 옮겨 심을 수 있어 다행이다.
비가 그치면 내일은 고추에 약을 칠 생각이다. 고추농사는 제때 약을 주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진다. 정성껏 길러 놓고도 병이 들고 진딧물이 번지면 수확할 고추가 남지 않는다. 작년에도 처음에는 잘 자랐지만, 끝내 병과 진딧물 때문에 거의 다 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올해는 때를 놓치지 말고 약을 잘 쳐야겠다고 다짐한다. 약이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생각에 망설여질 때도 있지만, 정작 고춧가루가 부족하면 사 먹는다. 그 고추도 누군가는 약을 치며 정성껏 길렀을 텐데 말이다.
생각과 실천은 늘 함께 가지 않는다. 알면서도 망설이고, 후회하면서도 같은 일을 반복한다. 해마다 고추를 심고, 해마다 같은 다짐을 한다.
그래도 나는 또 고추를 심는다. 비를 기다리고, 병을 걱정하고, 풍년을 꿈꾸며 내일은 약통을 들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매년 같은 다짐을 되풀이하는 것이 농부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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