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소르디노(con sordino)는 악음기(sordino 또는 sordina)를 사용하라는 말로
‘귀가 먹은’ 이라는 뜻의 라틴어 ‘surdus’ 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어로는 ‘sordo’, 불어로는 ‘sourd(e)’ 가 된다. 악음기, 소음장치라는 뜻의 sordino, sourdine는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로는 ‘with mute’, 불어로는 ‘avec sourdine’,
독어로는 ‘mit Dämpfer’ (dämpfen:무디게 하다, 흐리게 하다)라고 하는데
고전, 낭만시대의 작품에서는 대부분 ‘con sordino’ 라고 표시되어 있다.
약음기는 나무나 금속 또는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져 있는 작은 장신구같은 모양의 것으로
이를 브릿지(줄받침) 위에 끼우면 중간에서 소리를 흡수해 보통 때보다 약해진 소리가 나온다.
물리적인 차원에서는 소리가 약해진 상황이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는 약해진 소리보다는 음색이 변화된 상황이 더 중요시 되며,
바로 이점 때문에 약음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소리를 약하게 하기 위해서라면 작게 연주를 하면 되는 것이고,
특히 현악기에 있어서 아주 작게 연주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곡가들이 악보에 con sordino라고 표시하는 경우는 단순히 약한 소리가 아닌,
약음기에 의해 생기는 그 독특한 음색을 원할 때이다.
콘 소르디노에 의한 매우 부드러운 소리는 약간 어두운 듯하며 코가 막힌 듯한데
p 나 ~ f 정도에서는 우아하고 귀족적인 소리를 특색으로 한다.
소리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조용한 악구에서 많이 사용되나
때로는 f 효과도 어느 정도 낼 수 있는데 이때의 느낌을 구태여 말로 표현하자면 ‘세련된 흥분, 탈원초적 흥분’ 이라고 할 수 있다.
단 f를 얻기 위해선 악보에 ff 로 표시하는 것이 안전하며, 단순히 f 로 표기했을 경우에는 연주자의 명석한 판단을 기대해야 한다
(악보상의 강약기호는 어떻게 들려야 하는가 라는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특별한 주법이 그러하듯 한번 con sordino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그 뒤는 계속 약음기를 부착한 상태로 연주한다.
더 이상 약음기에 의한 소리를 원치 않을 때에는 ‘senza sordino’ (senza:~없이),
‘sans sourdine’(불), ‘ohne Dämpfer’(독)라고 표기하면 된다.
영어로는 ‘without mute, take off mute’ 등으로 써 놓으면 될 것이다.
오케스트라에서는 각 현악 파트가 여러 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복수형으로 사용된다(con sordini/senza sordini).
또한 작곡가에 따라 con sordino 앞에 미리 mettete sordino (mettere:끼우다, 설치하다),
senza sordino 앞에 alzata sordino(alzare:울리다, 높이다)라고 써 놓기도 한다.
via sordino라고 적혀 있는 예도 있는데 이 역시 senza sordino를 뜻한다( via:떠나서 라는 뜻의 라틴어).
약음기를 브릿지(줄받침)에 끼우거나 다시 빼낼 때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 그 사이에 어쩔 수 없이 쉼표가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따로 분리하여 연주하지 않는 한 동일한 주자에 의한, 약음기에 의한 갑작스런 음색의 변화는 경험할 수 없다.
콘 소르디노에 의한 현악 파트가 한 파트에서 시작하여 전체 (현악 파트)로 메꾸어지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는데,
주의깊게 들으면 대단히 감각적이고 섬세한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
콘 소르디노에 의한 음악들은 대부분 p 로 되어 있으나 f ( ff ) 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물론 약음기 없이 연주할 때와 비교하면 음의 강도에 있어 차이가 있으나
음색이 확연히 다르므로 듣는 사람의 느낌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콘 소르디노와 센자 소르디노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주변 선율을 부각시켜 더욱 뚜렷하게 들리기 위함이다.
주된 선율에 senza sordino 표시를 하여 약음기 없이 확실한 소리를 연주하게 한다.
약음기 사용시에는 음색의 변화뿐 아니라 음질의 변화도 수반되므로
우리가 들을 때에는 단순히 특수한 느낌의 소리라기보다는 차원이 다른 소리로 느껴지게 된다.
마치 옷의 모양과 색깔은 그대로지만 옷감이 바뀐 듯한 느낌이며 질감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 색깔이 같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색깔 자체도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콘 소르디노는 약음기를 설치하고 연주하므로 소리가 작아진다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일이 많다.
실제 그럴 필요가 있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나 근본적으로는 음색의 변화가 주된 목적이다.
글:이강율(서울대 음대 작곡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