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네덜란드어의 음절
멀티언어의 나라 네덜란드
네덜란드사람들은 영어를 참 잘합니다. 아니 영어뿐 아니라 다른 외국어도 참 잘합니다. 암스테르담 거리를 걷다보면 가끔 노숙자들이 돈을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대게 영어로 돈을 요구하지만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 독일어 불어등 기타 외국어로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노숙자들이 몇 개 언어를 하는 것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듭니다. ‘도대체 대학생이라면 대략 ·십 년 정도 영어를 배웠는데도 외국인을 보면 자꾸 피하고 싶어지니 도대체 문제가 뭘까?’
네덜란드에서 유학시절에 가방끈은 짧지만(초등학교 졸업 중학교 중퇴) 외국어를 잘 구사하는 친구에게 “너는 외국어를 어디에서 배웠니?”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많이 봐서 그렇다고...
네덜란드에서는 어린이 방송도 더빙처리를 하지 않고 자막으로 처리합니다. 게으른 그 친구는 글을 읽는 게 싫어서 그 외국어를 귀로 알아들으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국어에 익숙해지고 여러 외국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장에서 단어는 정확하게 적을 수 는 없지만 회화는 가능 하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접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된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최근에 소개된 블랙북(Zwart Boek)이란 네덜란드 영화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영화에 보면 출연하는 사람들이 네덜란드어만 구사하는 게 아니라 독일어 영어도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저 평범한 그들의 생활이 외국어에 약한 우리에겐 참으로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네덜란드어 한가지 만 잘 습득해도 영어나 독일어를 배우는데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네덜란드어는 독일어에서 영어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Zwart
[쯔바르트] (검정)
Boek
[붘] (책)
영어와 같은 듯 다른 언어 네덜란드어
대다수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문법은 잘 아는데 회화는 잘하지 못합니다. 회화를 하는데도 아주 어색한 회화를 구사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영어는 어색하게 들리는데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들 중 하나는 바로 악센트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에는 이미 사라져 버린 강세가 영어를 배우는데 우리에게 큰 걸림돌이 됩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네덜란드어에선 악센트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중 고등학교 재학 시 시험문제에서 많이 접했던 문장중의 하나인 “하늘에서 눈이 내려와 눈속에 들어가니 눈물인가 눈물인가?”에서처럼 네덜란드 어에선 음절의 장단이 아주 중요합니다.
악센트대신 음절의 길이가 네덜란드어에선 의미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것 같지만 실상은 쉬운 음절이란 무엇일까요?
그럼 본격적으로 네덜란드의 의미를 결정해주는 장단 규칙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장단규칙을 알기 위해선 음절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음절이란 우리가 끊어 있는 소리 하나 하나를 말합니다. 박사라는 단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박사라는 단어를 읽을 때는 ‘박’ 과 ‘사’ 라는 두 소리로 읽습니다. 바로 이 끊어 있는 소리단위가 음절입니다. 그래서 박사라는 단어는 ‘박’이라는 음절과 ‘사’라는 음절 두 음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음절은 아주 큰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박이라는 글자는 우리가 아무리 오래 발음을 하려고해도 ‘ㄱ'에 막혀서 그 발음을 오래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사~~~‘ 는 모음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 음을 지속적으로 오래도록 발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장단의 규칙이 네덜란드어에는 존재하고 있으며 의미를 구별해 주는 변별적 요소라는 것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네덜란드어에서의 음절 길이의 종류
네덜란드어에서는 모음의 길이에 따라 장모음과 단모음이 있습니다.
일단 모음이 두 개 이상 연달아 있는 경우는 음절이 길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장모음은 말 그대로 모음을 길게 발음하는 것으로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같은 모음 두 개가 연달아 있는 이중모음, 그리고 서로 다른 모음이 두 개가 연달아 있는 이중모음이, 그리고 서로 다른 모음 세 개 이상이 연달아 있는 복모음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개음절이 있습니다.
두 개의 같은 모음이 연달아 있는 단어로는 staan[스따안](서있다), naam[나암](이름)
두 개의 다른 모음이 연달아 있는 단어로는 blijven[블레이븐](머물다), trein[뜨레인](기차),
세 개 이상의 모음이 연달아 있는 단어로는 draaien[드라이언](돌리다), fooi[포오이](팁)
마지막으론 개음절이 있는데 이 개음절에 단모음인 폐음절과 같이 설명하면 이해가 쉽기 때문에 따로 나눠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staan[스따안](서있다) naam[나암](이름)
blijven[블레이븐](머물다) trein[뜨레인](기차)
draaien[드라이언](돌리다) fooi[포오이](팁)
개음절이란?
단어가 아닌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 소리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음절을 개음절이라고 하고 자음으로 막혀서 소리를 지속할 수 없는 음절을 폐음절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어 단어를 가지고 그 개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Vader' 단어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이 단어는 굳이 네덜란드어를 잘 모르신 분이라도 영어 알파벳을 아시는 분이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Vader' 이란 네덜란드어 단어를 ‘파더르’라고 읽을 것이다. 그 누구도 ‘팓어르’라고 읽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파더르‘라고 읽었다면 빙고입니다. 여러분들은 앞에서 언급한 네덜란드어 음절을 이미 이해하신 것이다.
네덜란드어에서 아버지를 나타내는 'Vader'라는 단어는 ‘Va' 와 ’der' 로 나눌 수 있습니다.
2음절 단어입니다. 그리고 ‘Va'는 모음으로 끝났기 때문에 모음 ’a'[아]는 원하시는 만큼 오래도록 발음 하실 수 있습니다. 비록 음절 속에 모음이 ‘아’[a] 하나밖에 없지만 그 모음은 그 소리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서 그 모음이 오래토록 발을 할 수 있는 음절을 개음절이라고 합니다.
그럼 ‘Vader’ 와 비슷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단어 ‘Vadder’ 이란 단어를 가지고 음절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영어를 조금만 아신다면 'Vadder'라는 가상의 단어를 음절로 나눈다면 ‘Vad’와 ‘der’ 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Va’ 와 ‘dder’로 나누지는 않을 것입니다. ‘Vad'에서 모음 ’a'는 자음 ’d'로 막혀있기 때문에 그 소리를 오래 동안 지속할 수 없습니다. 자음에 의해 막혀 막힌 음절 다시 말해 폐음절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Vader'에서의 모음’a'와 ‘Vadder'에서의 모음 ’a'는 그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Vader'에서의 ’Va'는 개음절로써 ‘a'를 길게 발음하고 ‘Vadder'에서의 ’vad'는 폐음절로써 ‘a'를 짧게 발음해 줍니다.
Vader[파더르](아버지)
네덜란드어에서 단음절이란?
단음절이란 앞에서 언급한 음절에서이 폐음절로써 모음이 짧게 발음되는 음절을 말합니다. 음절은 소리를 끊어내서 읽는 단위라고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그럼 ‘통’을 나타내는 네덜란드단어 ‘mand'[만트](통) 와 ’달‘을 나타내는 ‘maand'[마안트] 라는 단어를 비교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단어들을 음절로 나타내면 대 다수 사람들은 ’mand'는 ‘만트’라고 하고 ‘maand'는 ’마~ㄴ트' 혹은 ’마안트‘라고 할 것입니다. 만약 ’마~ㄴ트'혹은 ’마안트’라고 하셨다면 앞에서 언급한 개음절 공부는 다 이해하신 겁니다. 음절에서 그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자음으로 끝나더라도 모음이 두 개 이상이 있으면 그 모음의 길이는 길어집니다. 이렇게 단어내에서 음절을 이루는 모음의 소리가 길어 질 수 있는 음절을 장음절이라하고 음절이 자음으로 끝나거나 모음 뒤에 자음이 두 개 이상 연달아 모음의 소리가 막혀서 소리를 길게 낼 수 없는 음절을 말해 단음절이라고 합니다.
maand mand
[마안트](달) [만트](바구니)
최종확인
최종확인을 위해 좀 더 긴 단어를 가지고 정리해보겠습니다.
네덜란드어로 ‘회장’을 나타내는 단어인 ‘voorzitter’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너무 길다고요? 걱정하지 마시고 소리를 하나씩 나눠 읽어보기로 하겠습니다.
'포~르‘ ’짓’ ‘떠르’ 라고 읽으시면 정답입니다. 'o'가 두 개 니 길게 그리고 ‘r'과 결합해서 ’voor'(포~르) 그리고 'zit'(짓) 과 'ter'(떠르) 이렇게 나 눌 수 있습니다. 음절의 길이를 나타내는 모음을 가지고 살펴보면 음절에서 모음으로 끝나거나 모음의 수가 2개 이상이면 그 음은 길어진다고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그렇지만 'zitter'에서 처럼 모음 ‘i' 다음에 자음이 연달아 2개 이상이 오면 그 모음은 짧아집니다.
이것마저도 귀찮아하시는 귀차니즘들은 간단하게 ‘단모자자’라고만 외우세요. 단음은 모음 뒤에 자음 자음이 연달아 온다는 뜻입니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시면 네덜란드어의 장단 규칙은 다 이해한 것입니다.
voorzitter[포~르짓떠르](회장)
네덜란드사람들은 영어를 잘합니다. 그래서 네덜란드어를 배우지 않고도 그 곳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시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네덜란드어를 못하더라도 별 불편함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분들은 네덜란드어를 못하시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일단 네덜란드에 거주하기 위한 필수 요건 중 하나가 의료보험입니다. 유학생이던 주재원이던 네덜란드에 거주하기 위해선 의료보험에 가입해 있어야합니다. 외국인들이 많은 네덜란드에선 보험약관을 네덜란드어버전과과 영어버전 두 개를 보내 줍니다. 그러나 약관 맨 끝에 다음과 같은 것이 적혀 있습니다. 네덜란드어버전만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꼭 기억하세요!!! 네덜란드어를 모른 체 네덜란드에서 생활하신다면 현재의 생활에는 불편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정말 필요할 때 엄청 불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네덜란드어음절을 공부할 수 있는 사이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