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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불을 켜고 있자니.... 3년결사 어떤 노스님과 동방미인차 함께하며

작성자리아|작성시간26.04.05|조회수55 목록 댓글 0

 

 

 한 스님을 만나러 갔더니 큰 소리로 뵙기를 청하기도 하고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다.

 안 계신가보다 하고 돌아가려는데 저쪽에서 나타나셨다. 얼굴이 해쓱한 것이 평상시 모습보다 반쪽이 되어 있었다.

 여태까지 화장실에서 위장을 부여잡고 토하고 있느라 미처 자신을 찾는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한다.

 아이쿠, 걱정이 되어 건강하시던 분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오전에 누가 가져온 콩나물을 먹고나서 갑자기 얼굴이 붓고 배가 느글느글거리며 아프기 시작했다고 하신다. 

다실에 옮겨 손수 팽주가 되어 차를 준비하시는데 얼굴이 그새 환해지신다.

 "봐봐, 벌써 내 얼굴이 변했지? 야, 십분도 안 됐는데 배가 싹 낫으면서 이렇게 원래 얼굴도 돌아오네? 하하하"  

 어린아이처럼 웃으시며

 "야, 난 말야 오쇼과 사람들을 만날 때가 제일 좋아, 이렇게 만나니 금방 낫잖아?" 하였다.

다 같이 웃으며 한참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래, 일반 사람들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가져온 콩나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거기에 무친

오만가지 감정들과 걱정꺼리가 문제였는지 모른다.

 

 스님은 지금은 절간에서 사라진 용맹정진 모임, 아마 마지막 삼년 결사 모임의 일원이었다고 한다.

 삼년 간 문을 걸어잠그고 하루 18시간 정진하는 수행결사였는데 모두 23명의 도반들이 호응하여 

도전하였다.

 "그 스물 셋중 끝까지 남은 사람은 나까지 셋뿐이었어. 나머지는 거기서 죽은 사람도 있고 다 도망가버렸지."

 삼년 결사에서 살아남은 나머지 두 스님들은 한 분은 아예 산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고 있고

한 분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는다고 하였다.

 

아하!

삼년결사까지 치룬 맑은 마음이라  잘못된 콩나물 조금 먹고도 이리 고생하시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하루 두끼는 생식만 하고 한끼만 식사를 하신다고 하였다.

 

<동방미인>이라는 아주 귀한 차라며 차를 권하시는데 한 잔을 받은  내가 잔을 비우고는  얼마동안 찻잔을 들고만 있었다.

"왜? 무슨일이오?"

"네, 차맛이 너무 좋네요. 첫 잔을  마신 뒤에는 그 빈 잔에 나를 모두 따라넣은 뒤 차를 다시 채워 마셔야 된다고나 할까.

차와 사람이 하나로 섞어서 마셔야 제 맛을 알 수있는 그런 차 같습니다."

 하니 스님이 계속해서 차를 권하고 권하셨다.

 

 다른 도반 스님한테 전화가 오셔서 잠깐 통화를 하시고는

 "강릉에 계신 스님인데 자기가 나이가 들고 떠나야 될 때가 된 것 같아서

자기 절 줄테니 나보고 하라는 건데 뭐야, 내가 자기보다 한참 젊은 줄 알어. 동갑인 줄도 모르고."

하며 웃으셨다.

 아이쿠 스님들은 스님들인가 보다. 내 절 네 절 내꺼 니꺼가 따로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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