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문제들: Millennium Prize 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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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흐의 추측(Goldbach's conjecture)', '
힐버트의 기본문제'와 더불어 현재까지 수학적 난제로 일컬어지는 '새천년 문제들(Millennium Prize Problems)'이다. 새천년 문제들은 7개의 문제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각 문제당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다.
이 상금은 1998년에 설립된 클레이 수학 연구소(Clay Mathmatics Institute, CMI)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2000년도에 내건 상금인데 이는 하바드에서 수학을 전공하다가 그만두고 보스톤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클레이(Landon T. Clay)라는 사람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현재 그는 '
East Hill'이라는 투자 회사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풀린 문제 단 한 문제포앙카레 추측(Poincare conjecture)라는 문제를 러시아의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Grigori Yakovlevich Perelman)이 2003년도에 풀었으며, 2006년 해법에 문제가 없음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해법은 다음을 참조하기 바란다.
국제 수학자 회의: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maticians
수학적 난제를 언급하면서 포스팅했던 '힐버트의 기본문제'를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데이비드 힐버트가 '힐버트의 기본문제'를 발표한 곳이 바로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수학자 회의였다는 거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수학에서의 올림픽과도 같은 회의이기에 권위가 있는 회의다.
단순히 4년만에 전세계의 수학자들이 모이는 회의라는 것만 의미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4년 동안에 있었던 수학적 업적들을 평가하고 그 중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수학자에게 주는 필즈상(Fields Medal)과 컴퓨터 과학이나 전산 수학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는 네반리나 상(Nevanlinna Prize) 발표가 있기에 더욱 권위 있는 회의라 할 수 있겠다.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Fields Medal)
캐나다 수학자 필즈(John Charles Fields)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기금으로 기금은 그의 유산으로 운용된다. '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은
4년에 한 번씩,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들 최소 2명에서 최대 4명까지 주는 상이다.
상금은
1만 3400달러.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 Grigori Yakovlevich Perelman
그런데 그레고리 페렐만에 대해서는 아주 재밌는 얘기가 있다. 우선 페렐만은 2003년에 수학 전문 잡지에 발표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해법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왜? 그건 좀 있다 페렐만의 인터뷰에 나온다. 어쨌든 인터넷에 공개된 해법을 본 많은 수학자들이 2006년에 이 해법이 옳다고 판정해 새천년 7가지 문제들 중에 한 문제의 해법이 완성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그의 업적(수학적 난제를 해결한)을 기리기 위해서인지 2006년 5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제 수학자 회의(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에서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여하려고 했는데 페렐만은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필즈상은 수상자를 2년 전(4로 나누어 나머지가 2가 되는 해)에 결정하는데, 그레고리 페렐만은 이 상을 수락하지 않자 그를 방문하여 며칠에 걸친 설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끝내 수상을 거부하고 수학자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나중에 한 말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내 논문을 올바로 심사할 줄 아는 수학자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렇게 얘기한 속내야 알 수 없지만 발언만 본다면 조금은 건방지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상금에만 눈이 먼 수학자들에 대해서 따끔한 충고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 그런다 하더라도 저렇게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그래도 한가지. 그는 일관되게 자기 입장을 지켰다는 것이다.
새천년 문제만 하더라도 상금이 100만 달러인데, 그는 거부했다. 사실 새천년 문제의 수상 조건으로는 수학 저널에 논문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페렐만은 끝내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그런 조건이야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 할 지라도 만약 클레이 수학 연구소에서 상금을 주려고 했다손 치더라도 그가 그것을 받았을까? 만약 내가 클레이 수학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건을 무시하고 주려고 해도 그가 거부할 것이 염려될 듯 하다. 필즈상까지 거부한 사람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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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리 야코블레비치 페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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Григорий Яковлевич Перельман
리치 흐름(Ricci flow)의 전문가인 러시아의 수학자이다. 수학계의 중요한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대한 업적으로 2006년 에스파냐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수학자 회의는 페렐만을 필즈 메달 수상자 네 명 중 하나로 선정하였으나, 이 수상을 거부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노모와 같이 매월 한국 돈 5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으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페렐만은 1966년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났다. '레닌그라드 중등학교 #239'에 재학 중이던 16세에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이후 레닌그라드주립대에 진학하여 수학 역학 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테클로프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하며 연구하다 1995년 스탠퍼드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 영입 요청을 거절하고, 자기가 처음 연구를 시작한 스테클로프 연구소로 돌아갔다.
2002년 가을까지 페렐만은 비교기하학 분야에서 소울 추측(Soul Conjecture)을 비롯한 몇 가지 눈에 띄는 결과로 알려져 있었다.
2002년 11월 페렐만은 온라인 물리학 저널인 arXiv 웹 사이트에 서스턴 기하화 추측을 증명하는 일련의 논문을 처음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푸앵카레 추측은 특수한 경우로 다루어졌다. 푸앵카레 추측은 1904년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위상기하학에서 가장 유명한 문제로 여겨진다. 많은 수학자들이 이 문제를 증명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이 문제를 증명하는 사람에게 상금 100만 달러를 걸었다.
페렐만이 증명에 사용한 방법은 리처드 해밀턴이 사용한 리치 흐름을 이용한 기하화 프로그램이다. 이 접근 방법은 현재 매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유수의 대학에서 그가 인터넷 arXiv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증명의 일부분을 설명하는 강의를 했다. 2006년 8월 현재 페렐만의 연구는 여러 수학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틀렸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증명 가능성이 아주 높다.
증명에서 계속 오류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페렐만이 상금 100만 달러를 받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그는 1990년대초 유럽 수학회에서 수여하는 상을 거부한 일이 있으며, 물질적인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이 요구하는 대로 수학 저널에 논문 심사를 거쳐 증명을 발표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는 짐작이 있다. 그러나 반면, 인터넷을 통해 발표한 논문이 이미 받은 관심은 논문 심사 과정에서 거치는 정도 이상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상금을 주는 측도 수상 조건을 고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2006년 수학계에서는 아주 진귀한 사건이 벌여졌습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필즈상을 거부하는 대사건이 벌어졌던 겁니다. 필즈상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봐 간략히 말씀드리면.. 필즈상은 1924년 캐나다 토론토 국제 수학자 회의(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의 잉여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으로
노벨상에 수학분야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한 수학자들이 노벨상에 필적할만한 공을 세운 수학자들에게 4년마다 한번씩, 만 40세미만(논문발표기준)의 수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매년 수상자가 나오고 나이제한이 없는 노벨에 비해서 더 까다로운 조건을 가져서 노벨상보다 4배 더 받기 어려운 상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때문에 당시까지 이 상의 수상을 거부한 수학자는 한 사람도 없었고 이 상을 거부하는 일이 있으리라고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죠. 그런데 그런 사건이 2006년에 벌어진 겁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그리고리 페렐만Grigori Perelman이라는 러시아의 수학자입니다. 그는 단지 필즈상 수상만 거부(당연히 상과 같이 주는 상금도 거부)했던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클레이 수학연구소에서 2000년에 21세기에 수학자들이 연구할 주요 과제로서 소위 밀레니엄수학문제라고 불리우는 7문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밀레니엄 수학 문제에 대해서는 http://kin.naver.com/open100/db_detail.php?d1id=11&dir_id=110203&docid=183041&qb=xay3ucDMvPbH0L+ssbi80g==&enc=euc-kr§ion=kin&rank=4&sort=0&spq=0 ) 이 문제가 사람들에게 유명해진 이유는 연구소에서 문제를 해결한 사람에게 1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페렐만이 증명했던 문제가 이 클레이수학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엄 문제중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Poincare Conjecture)이었던 것입니다.
푸앵카레 추측은 위상학Topology라고 불리우는 수학분야와 관련이 있는 가설입니다. 위상학은 기하학의 한 분야입니다. '공간'을 다루는 기하학은 근대에 들어와서 유클리드기하학에서 비유클리드기하학으로 혹은 미분기하학등으로 비약적으로 그 영역을 확장한 바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위상학(위상수학)은 기하학이 다루는 공간을 훨씬 일반적인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학문입니다. 공간이 가진 특정한 속성을 수학적 기법을 이용하여 그 일반적 특징과 성격을 유도해 내는 분야입니다. 예컨대 오일러(혹은 데카르트)가 발견한 다면체 공식 (꼭지점 , 모서리, 면의 수를 각각 v,e,f 라고 할때, v - e + f = 2)도 위상수학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꼭지점이나 모서리와 같은 공간 내의 '위치'topos를 다루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 그리고 오일러등에 의해서 발견된 이 위상수학은 이후 가우스와 키르히호프 그리고 리만의 "조합적 위상수학"으로 그리고 푸앵카레의 "대수적 위상수학"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특히 푸앵카레에 의해 발견된 대수적 위상수학은 우주의 모양과 구조에 대한 연구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푸앵카레의 추측'이 바로 이 우주의 모양과 관련된 추측이었던 것이지요.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다름아닌 지구의 사진이지요. 물론 지표면에서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지구의 모양을 확인하는 방법은 지구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으로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 것이지요.그런데 우리는 우주의 모양을 이처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주의 모양을 '보기'위해서는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그것은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주의 모양을 추측해 보는데에 간접적인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필요한 수학적 도구가 바로 위상수학입니다.
푸앵카레 추측을 이용한 사고실험을 한 번 해봅시다. 이때 우리가 필요한 건 우주 끝까지 갈수있는 우주선과 끈 한가닥입니다. 우주의 모양을 알아보기 위해 끈 한 쪽은 지구의 한 지점에 묶고 또 다른 쪽은 우주끝까지 여행할 수있는 우주선매답니다. 그 우주선이 우주를 한바퀴 돌고 왔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 다음 그 끈을 다시 잡아 당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령 대상이 우주가 아니라 지구라고 생각해 봅시다. 마찬가지로 끈을 묶고 지구를 한바퀴 돈다음 끝을 잡아당긴다면?
아마도 위와 같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이미지에서처럼 끈을 회수하면 지표면을 휩싼 끈은 중간에 '막힘'이 없이 점차 한 점으로 수축할 것입니다. 직관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위상수학적으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위상적 성질이 됩니다. 가령 도넛처럼 중간에 구멍이 뚤린 모양이라면 그 표면에 끈을 둘렀을 때 그것을 같은 방법으로 수축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런 모양 도넛 혹은 토러스torus 모양이라면 저 표면에 끈을 둘렀을 때에는 중간에 막히던지 아니면 표면을 건너 뛰어야 하는 사태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이처럼 끈을 중간에 막힘 없이 회수할 수 있는 3차원의 구 모양과 토러스는 위상적으로 같은 (위상동형homeomorphism) 모양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푸앵카레의 위상수학에서는 따라서 구멍의 수가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구멍이 없는 3차원 구 혹은 상자모양과 구멍이 1개인 토러스나 컵, 혹은 2개 이상인 토러스와 주전자등은 서로 다른 위상적 성질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반면 구멍수가 같거나 구처럼 구멍이 없는 모양 혹은 공간은 위상적으로 같은 '위상동형'이 되는 것입니다. (구와 토러스는 '곡률'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구멍이 없는 구가 곡률= 0 이라면 구멍이 한개인 토러스는 곡률>0 이고 두개 이상이면 곡률<0 이 됩니다.)
앞서 본 것처럼 푸앵카레는 이런 위상학적 성질을 우주공간에까지 확장시키게 됩니다. 우주에 두른 끈을 앞서 말한 것처럼 두른 다음 잡아당긴다면 지표면처럼 모두 회수할수 있을까? (한 점으로 수축시킬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의 결론은 '그렇다'였습니다. 그것이 푸앵카레의 추측이었던 셈이지요.
이처럼 우주의 모양이라는 거창하고 말그대로 우주적인? 가설과 관련이 있는 “푸앵카레의 추측”은 당사자인 푸앵카레에 의해서는 증명하지 못하였습니다.(그러니 추측이겠지요? ^^;) 푸앵카레 추측의 발표후 약 100여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이 이의 증명을 시도하였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예를들어 "덴의 보조정리(경계상의 폐곡선이 공간 내부에서 한 점으로 축소된다면 그 폐곡선은 원판의 경계가 된다)"를 증명했던 파파키리아코풀로스, 4색문제를 증명한 볼프강 하켄, 푸앵카레 추측이 5차원이상의 고차원에서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한 스티븐 스메일, 그리고 "우주는 8가지의 기본적인 모양으로 이루어졌다"라는 "기하화 추측"을 발표한 윌리엄 서스턴등이 이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죠.
그런데 2002년 가을 인터넷에 푸앵카레 추측과 서스턴의 기하화추측을 증명한 논문이 올라왔다는 소문이 돕니다. 그것이 바로 페렐만이 발표한 노문이었던 겁니다. (페렐만의 논문은 인터넷 검색으로 간단히 볼수있습니다. 능력이 되시는 분은 논문 읽기에 한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서 반증도 한번 시도해 보시길...^^;; http://arxiv.org/abs/math.DG/0211159 )
수학계는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100만달러짜리 밀레니엄 문제가 증명되었을 뿐만아니라 우주의 구조를 해명한다고 하는 무시무시한 과제를 러시아에 있는 한 무명의 수학자가 증명하였기 때문이지요. 그것도 모자라 페렐만은 2006년 푸앵카레 증명의 공으로 수여하려던 필즈상도 거부하고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준다는 100만달러도 거부하였던 겁니다. 그렇다면 그는 돈에 초연해도 될만큼 엄청나게 돈이 많은 부자인가하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때부터 수학에 재능을 드러내 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미국에서 몇년간 채류하기도 하였으나 러시아로 돌아와 고향인 페테르스부르크의 한 수학연구소에서 잠시 근무합니다. 그러나 그 곳도 곳 그만두고 지금은 어머니가 받는 소액의 연금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한마디로 말하면 백수상태였던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는 미국에 체류했을 때부터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에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았다고 미국의 지인들은 이야기합니다. 그가 추측의 증명에 사용한 중요한 공식인 헤밀턴의 "리치흐름 방정식"등에 대해서 사람들과 토론하곤 했다는군요. 어쩌면 미국 체류의 목적 자체가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문제를 해결한 그지만 그는 아직도 모든 공식적인 만남과 외출을 거부한 채 고향에서 버섯따기와 산책을 즐기면서 은둔하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삶을 선택 하였을까요? 단지 괴짜라서? 튀어보일려고? 아니면 푸앵카레 추측의 증명 이후 삶의 의욕을 상실해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페렐만 자신만이 알수있지만 다음의 일화에서 그 이유를 추론해 볼수는 있을 것 같더군요.
페렐만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을 때 그의 비범한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린스턴 대학교 등에서 교수직을 할 수있는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수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추천인에게 이력서를 보내기를 거부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하는군요.
"내 연구를 아는 사람에게 추천장을 의뢰한다면 내 이력서 따위는 필요 없을 겁니다. 그러나 내 연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의뢰한다면 애초에 추천이라는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추천장 같은 건 필요 없죠"
결국 그는 단지 추천인에게 이력서를 보낸다는 (그가 보기에 불필요했던) 요식행위을 하지 않아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이처럼 철두철미한 결벽증을 드러내는 한 대목에서 우리는 그가 필즈상이나 클레이수학연구소의 100만달러 상금 거부했던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가 보기에 필즈상 수상이나 100만달러 상금 수상등과 같은 이 모든 '요식행위'들은 수학연구라고하는 수학자 본연의 과제나 임무와는 무관하다고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최근 미국의 한 지인이 그와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근황을 물어보니 "지금 다른 관심사가 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모든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서 그가 하는 일은 여전히 수학 연구였던 것이지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페렐만이 발표할지도 모를 그 "관심사"가 궁금해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이 또다른 밀레니엄 문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푸앵카레 추측에 버금가는 그 무엇일지도 모른다고 한번 상상해 보는 것도 아주 허황된 "추측"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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