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발언‘파문’>‘갈등구현사제단’ 전체 사제중 10% 가입
- 문화일보
- 입력 2013-11-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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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은 천주교의 공식 조직이 아니다. 교구별로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활동할 따름이다. 이번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도 드러나듯이 사제단 소속 신부들의 입김이 강한 지역의 교구에서 행사가 치러질 정도로 지역 교구의 입김이 강하다. 정확한 조직도나 소속 사제들의 전체 명단이 공개된 적도 없다.
교계에 따르면 사제단에서 활동하는 신부들은 700명 선으로 추정된다. 가톨릭 전체 사제들이 5000명 선임을 감안하면 10%를 약간 웃도는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제단 고문을 역임한 함세웅 신부를 비롯, 문제의 발언을 한 박창신 신부, 문규현·정현 신부 등이 속해 있다. 이번 시국미사를 주도한 전주교구 사제단의 대표는 송년홍 신부다.
최근 들어 사제단이 각종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집회·시위에 참여해 보여준 편향적 행보가 비판받고 있다. 특히 사제단은 정치참여가 종교인의 사회적 책무라며 갈등 조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 경우가 많아 일각에서는 ‘갈등구현사제단’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시민사회단체들에 따르면 사제단은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시국미사를 명분으로 참여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9월부터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미사에 나선 사제단은 ‘국정원 해체’, ‘박근혜 대통령 사과’ 등 본격적인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전력공사의 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사제단 소속 신부 40여 명과 수녀, 신도 등 100여 명이 공사 중단을 호소하는 미사를 진행했고, 4년여를 끌어온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서도 연일 시국미사를 개최해 정부를 규탄했다.
문제는 사제단이 갈등의 현장에서 어느 한 쪽의 목소리만을 강조해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제단은 평화적으로 현안을 중재하기보다 과격한 주장을 내세워 오히려 대립을 극단으로 끌고간 경우가 적지 않다. 밀양 송전탑 사태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에서는 각각 ‘무조건적인 공사 강행 중단’과 ‘해군과 경찰 병력의 철수’ 등을 주장했고 연평도 포격 도발 옹호 발언이 나온 지난 22일에는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반미 성향과 친북 성향의 활동으로 물의를 빚은 과거 사례도 많다. 지난 1989년 6월 ‘민족통일을 향한 우리의 기도와 선언’을 발표하면서 사제단은 ‘한·미 군사동맹 해체’와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주장했고, 1998년 사제단 소속 문규현 신부가 평양통일대축전에 참가해 김일성 시신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김 주석의 영생을 빈다’고 적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제단의 행보에는 뒤떨어진 시대 의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류석춘(사회학) 연세대 교수는 “사제단이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요구 등 우리 사회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변화된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고 민주화 세력과 종북·반정부 세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