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부 대학엔 당구학과가 있지만 1970, 80년대엔 학교 앞 당구장에서 자장면을 시켜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기억만이 남아 있다.
“친구들은 내가 스리쿠션을 치기만 하면 ‘후로꾸’라며 놀려댔다” “스핀을 많이 주는 칩샷을
당구에 비유하면 ‘시끼’와 흡사하다”처럼 흔히 쓰는 ‘후로꾸’ ‘시끼’ 등은 모두 어디에서 온 말일까.
‘후로꾸’는 의도하지 않았던 공이 맞거나, 예기치 않았던 행운의 샷을 의미한다.
일본어로는 후로쿠(ふろく)인데, 영어 ‘플루크(fluke)’가 원말이다.
국어사전에도 ‘후로쿠’는 버리고 ‘플루크’만을 표제어로 올렸다.
주로 당구에서 쓰이던 말이지만 ‘요행, 재수’의 뜻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시끼’는 일본어 히키(ひき)에서 온 말이다. 고기가 낚시에 걸려 줄을 당기는 정도를 가리키는 말로,
공의 밑부분을 쳐서 거꾸로 돌아오게 하는 기술이다. 우리말로는 ‘끌어 친다’는 뜻이다.
‘후로꾸, 시끼’ 외에 ‘다마, 겐세이, 겜빼이, 돗대, 다이, 시네루, 오시, 나미, 히깍기, 맛세이’ 등과 같이
일본어로 오염된 당구 용어를 ‘재수, 끌어치기/ 공, 수비, 복식, 1점, 당구대, 회전, 밀어치기, 얇게치기,
걸어치기, 찍어치기’ 등 우리말로 순화해 쓰는 게 바람직하다.
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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