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예
언지예, 사람들은 평생 이래야 된다 카고 저래야 된다 카고 말이 많았심더. 고개 숙이라 카면 숙이고, 참으라 카면 참고, 속이 타도 웃어 보이면서 살아왔심더.
하모예, 근데 어느 날부터 내 발자국 소리가 내 귀에는 안 들리더이다. 남들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내 소리는 자꾸 멀어지더이다.
그래서예, 이제는 내 맘 가는 데로 한번 가 볼라 캅니다. 욕한다 카모 하라 하이소. 손가락질한다 카모 그것도 하라 하이소. 내 인생인데 내가 한 번 살아봐야 안 되겠습니꺼.
하모예, 벼도 익으모 고개를 숙인다 카지만 다 숙인다고 다 익은 거는 아니데이. 평생 남 눈치만 보며 살았더니 하늘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았심더.
이제는 남들 걸어간 길 말고 내 발이 가는 쪽으로 한번 가 볼라 캅니다. 넘어지모 넘어지는 기고, 웃음거리 되모 되는 기지예. 그래도 그 길은 남이 정해 준 길은 아닐 낍니더.
언지예, 늦었어도 지금부터는 내 하늘 한번 쳐다보고 살아볼라 캅니다. 하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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