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살다 보니 인생도 팥빙수 한 그릇 같았다.
곱게 갈린 얼음처럼 반짝이다 사라진 날들이 있었고, 팥알처럼 씹을수록 단단한 시간도 있었다.
젊은 날의 꿈은 위에 얹힌 아이스크림처럼 달았지만 오래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기쁜 일도 있었고 서러운 일도 있었으며, 그리움과 후회마저 한 그릇 안에서 함께 섞여 있었다.
더위에 지친 어느 날 누군가와 마주 앉아 숟가락을 나누던 기억은 얼음보다 먼저 녹아내렸고, 다 비우고 난 뒤에도 입안에는 단맛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오래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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