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
AI에서 AGI 세상으로 가는 이 찬란
이 찬란 가운데 내가 추는 나만의 춤,
불꽃
불꽃인가 하여
여기까지 왔으나
마음은 다치기 쉬운 새순 같아
소리 내어 시를 읽다가 운 적이 있다
우는 바보를 보며 함께 우는 사람이 있다
홍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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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는 길
물처럼만 흐른다면 으르지 못할 길 없으리 빙 돌아가더라도 막아서 넘치더라도
장쾌壯快한
폭포처럼 닿으리, 나 아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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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징후
해안가 거미집도 저런 집은 처음이라 지나가던 대충大蟲이 들여다보고 있으니, 잘생긴 저 호랑거미 들인 공 있었네
발길 붙들어 맨 건축술 하며 처세술 하며 사로잡힌 대충이야 보건 말건 자는 시늉, 우주의 누가 또 알까 바닷가 이 소식을
알고도 속아주는 그 즐거움이 즐거워 범[虎]은커녕 벌레도 날벌레로나 낚여서, 고요한 호랑거미 가까이 거듭 돌고 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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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능수버들 읽는 법
금방 지나가도
시방 오듯이
이제 시작이야 너무 애쓰지 마
힘 빼고
구름 가듯 구름 가듯 봄볕에 새잎 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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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옥紅玉
어떤 인연도 머무는 일 없다지만
기대어 함께 가자던 그 향기가 좋아
있어도 없는 것 같은 그리움이 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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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사경寫經
악이라는 게 높고 순한 선의 일부라 했다 선이 선이게 하려면 용서해야 한다고
그냥 다 받아들이면 악은 악이 아니라고
사람을 괴롭히는 건 사건이 아니라 했다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다고
해석이 진동을 바꾼다면 내 그림자도 달라질까
듣기에 좋은 말이 보기에 좋은 일이라 그것은 나의 춤 더 잘 추는 나의 춤
모두가 나에게로 온다네 대 내가 춘 춤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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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눈 오는 개울녘
젖은 손이 시려
얼굴 때리는 함박눈에 발자국도 묻히고
눈길을 가던 너구리 멈칫 나를 보네
너는 가던 길로 가
나는 갓길로 갈게
가던 길로 그는 어둠에 잠기어가고
목덜미 부푼 뒷모습을 나만 오래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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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파반
내가 안 보여도
날 사랑할 수 있겠니
그 가느단 말이
좋았다, 너처럼
어깨를 감싸안았다
외로움도 너처럼
*pav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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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강물이 언제 쉬어가는 걸 보았니 설령設令 사랑이어도 머물지는 않느니 연잎이 빗방울 놏치듯 버리듯이 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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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냇가에 노는 아이랑 친구가 되고 싶었다
뒤에서 구경만 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예쁘다, 말이라도 건넬 걸
그냥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