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홍주
아비의 사랑이 땅속 항아리
누룩과 함께 발효된다
딸이 태어난 날 담근 술
딸이 시집가는 날
떨리는 손으로 항아리 통째 마신 술
가슴에 뚫린 구멍으로 쏟아져
분노를 베고 누운 이야기
옛 전설로 사라진다
술을 끊고 발걸음도 끊으며
하늘나라로 떠난 아비
가끔 찾은 딸의 꿈속에
아비와 여자의 이야기
벽화로 그린다
여자의 맑은 영혼은
아비의 마음에 앉아
지금도 사랑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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