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본 게시판

미안하다, !! '소리 웍스(Sorry Works

작성자리치맨|작성시간08.12.31|조회수219 목록 댓글 1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지난해 미국 신문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의사들이 '미안하다'(Sorry)는 말을 배우고 있다"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의료진의 실수나 잘못으로 환자와 분쟁이 생겼을 때 의사가 먼저 사과(謝過)를 하도록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 미국 병원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 불필요한 의료소송을 줄여 되레 병원에 도움된다는 메시지였다. 의사들이 말 배우는 유치원생도 아닌데, '소리(Sorry)'라는 말을 배운다고 꼬집은 것은 그만큼 의사들이 이제껏 환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갈수록 미국 병원에서 자리 잡고 있는 이 운동은 의료사고 피해 가족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홍보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더그 워체삭(Doug Wojcieszak)씨는 1998년 신시내티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의 과오로 친형을 잃었다. 그의 형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갔지만 의사들은 그를 심장병 환자로 인식하지 못하고 돌려보냈다. 그의 형이 심근경색증 증세로 다시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전에 그 병원에서 진찰받았던 적이 있는 그의 아버지 환자 차트를 갖고 와서 진료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렇게 의료진이 허둥지둥하는 사이 그의 형은 사망했다. 석연치 않은 형의 죽음에 가족들은 병원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법정 소송까지 가서 가족들은 승소했고 보상금도 받았다.

하지만 의사들이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던 그는 새로운 운동을 펼쳤다. '소리 웍스(Sorry Works)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사과 문화'를 병원에 도입시켰다. 환자와 갈등이 생기면 병원이 먼저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잘못이 드러나면 의료진이 사과를 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소리'의 효과는 놀라웠다. 미시간 대학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 도입 후 262건에 이르던 의료소송이나 분쟁 제기가 100건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평균 법정 소송 비용도 4만8000달러(약 6200만원)에서 2만1000달러로 내려갔다. 소송 기간도 20.7개월에서 9.5개월로 떨어졌다. 역설적으로 병원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정보를 모두 공개한 후 의료진의 잘못이 발견되지 않으면, 환자 측이 이를 인정하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일리노이대 등 주요 대학병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의료행위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효과를 명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과정에서 분쟁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감정 싸움에서 시작돼 극단으로 치닫는다. 나중에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싸가지가 어떻고, 버르장머리가 어떻다며 멱살잡이가 되기도 한다. 의료소송 변호사들에 따르면, 의사가 인간적이거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소송을 걸지 않는다고 한다. 건방지고 환자에게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의사가 주로 소송에 휘말린다는 것이다.

이런 이치가 어디 의료분쟁뿐이겠는가. 부부갈등도, 직장에서의 다툼도, 정치·사회 전반에 증폭되는 갈등이 잘못을 해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증폭되고 폭발하는 법이다. 세상사 시끄러운 요즘, 의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먼저 사과하기 운동'이라도 시작하면 어떨까.
입력 : 2008.12.30 22:12 / 수정 : 2008.12.30 22:58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리치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31 새해에는 울병원도 달라지기를 기대해보며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