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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6. 1821호 | |
[암 전문병원] ‘우리가 세계 최고’ 경쟁미국 MD앤더슨, 일본 도쿄대 부속 병원, 佛 구스타브루시 암센터
최근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자주 발병하는 위암·간암·자궁경부암의 생존율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높다는 통계치를 제시했다. 암센터에 따르면 위암의 경우 미국 사람들의 5년 생존율이 23.3%인 데 비해 우리나라 위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43.9%로 거의 2배에 달했다. 간암 역시 미국의 5년 생존율이 8.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0.5%, 자궁경부암은 미국이 72.7%인데 우리는 76.4%로 더 높았다.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암 치료에서 국내 의료기관들이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해마다 1만여명의 암 환자가 연간 1조원의 비용을 써가며 암 치료를 위해 해외로 원정진료를 나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왜 그럴까. ‘마지막 희망’ 슬론 캐터링·MD앤더슨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는 해마다 각 분야의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여기에는 병원도 포함돼 있다. 올해 발표된 ‘최고의 병원’ 중 암 치료 분야의 순위는 MD앤더슨이 100점 만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97.5점), 존스홉킨스(67.2점), 대나-파버 암센터(66.9점), 메이요 클리닉(64.2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암 치료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MD앤더슨은 1944년 진료를 시작한 이후 60여년간 40만 명이 넘는 암 환자 진료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병원이 국내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01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이 치료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MD앤더슨의 규모는 550병상 수준으로 생각처럼 크지 않다. 규모 면에서는 국내 중대형급 대학병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진료실과 입원실이 1인실로 돼 있고 세분화된 19개의 치료 센터와 8개 진료과 등 부속기관 대부분이 별도의 건물로 들어서 있어 대형 병원급 이상의 시설을 갖췄다. 편의시설은 더 놀랍다. 각 병동은 고급호텔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췄고, 외래환자를 위한 부속호텔까지 있다. 세계 각지의 환자들이 MD앤더슨으로 몰리는 데는 단순히 첨단 시설과 의료진 때문만은 아니다.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과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통해 최상의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점이 더 큰 이유다. 일단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주치의 중심의 진료가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의와 전문가들이 환자의 상태를 놓고 토론을 거친 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팀 개념의 진료 시스템이 운영된다. 1884년 뉴욕 암병원으로 설립된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는 암 치료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 악성 흑색종 등의 치료 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슬론 캐터링 역시 MD앤더슨처럼 팀 개념의 진료 시스템을 가동한다. 현재 뇌와 목암, 소아암, 소화기암 등 세분화된 16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각 치료팀은 임상병리과, 외과, 내과, 방사선과 등 관련 분야의 전문의들로 구성, 1명의 환자를 놓고 최적의 치료법을 토론하고 선택한다. 이를 통해 슬론 캐터링은 연간 1만3500건의 암 치료 수술을 시행한다. 슬론 캐터링은 외국인 환자가 많이 찾다보니 이들을 전담하는 국제센터를 별도로 운영한다. 여기서는 진료예약은 물론 호텔 알선, 진료비 상담, 통역서비스 등 진료를 받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지원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의 선구자 ‘UCLA’ 미국 서부 LA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UCLA 메디컬센터. 이 병원은 올해 유에스뉴스지가 실시한 병원 평가에서 암 치료 분야 8위를 차지했다. 병원은 크게 메디컬센터와 신경정신병원, 마텔소아병원, 줄스스타인 안과병원, 그리고 존슨 암센터 등의 여러 연구 센터로 구성됐다. UCLA 메디컬센터가 유명한 것은 암 치료를 비롯해 각 진료 분야에서 실험적인 치료법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실제 UCLA 메디컬센터는 1962년 최초로 신경이식술을 성공한 데 이어 어깨 근육 전체 재건(1976), 유방 절제 직후 엉덩이 S근육을 이용한 유방재건술(1989), 뇌종양 제거 백신동물 실험(1996) 등의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UCLA 의대 존슨 암센터의 부설기관으로 운영하는 레블론유방센터는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첫손가락 안에 꼽힌다. 레블론유방센터는 2001년에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항체인 ‘하셉틴’을 규명해 내기도 했다. 미국 내 의사들 자신이나 가족이 아플 때 보내고 싶은 병원 1위에 랭크된 존스홉킨스 병원. 다른 병원들처럼 존스홉킨스 의료진들 역시 완벽한 진료를 위해 하루 평균 8명 안팎의 환자만을 진료한다. 이 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 즉시 임상에 적용한다는 점이다. 이를 입증하듯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골수이식술을 최초로 시술한 곳이 여기다. 특히 존스홉킨스 부설기관으로 운영되는 시드니킬머(Sidney Kimmel) 종양센터는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도쿄병원, 두개골 열지 않고 뇌종양 치료 미국에 비해 일본이나 유럽의 병원들은 인지도 면에서 상당히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이나 유럽을 찾는 국내 환자들이 늘면서 조금씩 인지도가 올라가는 추세다. 이웃 일본의 도쿄대학 부속병원은 나름대로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인 가운데 상당수가 이 병원을 일본의 자랑거리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도쿄병원은 뇌종양 수술이나 장기 생체이식, 각종 병리 진단, 담낭·췌장 등의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 병원 뇌종양 수술팀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감마나이프를 사용해 치료하는 정위방사선 치료법을 도입,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소화기 내과팀은 연간 1000명 이상의 만성 활동성 간염 환자에게 인터페론 요법만으로 50%의 치유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악성 백혈병 환자의 4년 생존율도 40∼50%로 세계 최고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소아 암 환자 완치율 7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프랑스의 구스타브루시 암센터(Institut Gustave-Roussy)는 자칭 타칭 유럽 최대의 암센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병원이 유명세를 타는 데는 암 치료 실적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의료 서비스 제공이 큰몫을 했다. 일반병실에도 환자 1명당 개별 텔레비전, 전화, 전기, 침대 등이 갖춰져 있고 취미생활을 돕기 위해 특별활동실을 따로 두고 있다. 하다못해 환자들의 이발을 위해 미용사까지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이들 병원 외에도 1951년 개원한 러시아 블록힌 암센터와 독일 암센터(DKFZ) 역시 유럽 지역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김상기 데일리메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