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UL JOYCE
살라는 디렉터 박스를 막 떠난 직후였지만, 올드 트래포드를 빠져나가며 들려온 그 함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코비 마이누의 골이 터지자 쏟아진 환호는 결국 리버풀의 이번 시즌 18번째 패배를 확정지었다. 이는 2014-15시즌 이후 모든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패배 수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살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그의 영향을 받은 듯한 흐름이 잠시 나타났던 순간도 있었다.
살라는 교통 체증에 발이 묶이며 평소 좋아하던 이 경기에 제시간에 들어오지 못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흐름을 잡고 있을 때는 아래층에 머물기로 했다. 전반전 내내 아르네 슬롯 감독이 언급한 여러 변수들도 리버풀의 빈약한 경기력을 완전히 설명해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빨간 트레이닝 상의를 입고 이안 러시에서 두 좌석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살라가 모습을 드러낸 직후, 분위기에 약간의 희망이 돌았다.
도미니크 소보슬라이의 드리블 돌파와 마무리에는 미소로 반응했고, 코디 학포가 동점골을 넣자 햄스트링 부상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결국 마지막 축하가 된 순간이었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은 골(16골)을 넣은 팀을 상대로 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75분, 살라는 자리를 떠났다. 그와 함께 되살아났던 희망도 곧 사라졌다.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들을 고려하면 그의 존재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는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늘 그렇듯 실제로는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스카이스포츠가 준비한 헌정 영상 속에서, 그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전현직 동료들과 감독들의 메시지를 바라봤고, 이후 리버풀 수뇌부에도 이미 전달했다고 밝힌 우려를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핵심은 하나였다. 시즌 종료 후 자신이 떠난 뒤, 누가 팀의 기준을 세우고 ‘모범’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다.
살라는 TNT 스포츠에서 스티븐 제라드와 진행한 별도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제를 이어갔다. 그는 팀의 유대감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난 10년간 리버풀을 지탱해온 가치들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시즌에는 라커룸의 결속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리시즌 중 디오구 조타의 사망 이후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가라앉았고, 그 이후에도 여러 요인들이 이어졌다. 특히 시즌 도중 핵심 선수인 그가 감독과 갈등을 빚으며 관계가 악화됐고, 이는 살라가 계약 만료 1년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되는 결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살라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팀 전체의 문화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진 셈이다. 이를 회복하는 일 역시 슬롯 감독이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 중 하나다.
실제로 전반 45분 동안 맨유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면 살라의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다. 패배 이후 늘 반복되는 ‘리더십’과 ‘투지’라는 단어가 또다시 등장했고, 조직력 역시 부족했다.
슬롯 감독은 경기 후, 마테우스 쿠냐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하고,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패스 실수에서 시작된 역습으로 베냐민 셰슈코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한 장면을 두고 “함정에 빠졌다”고 인정했다. 다만 맨유의 득점 역시 굴절된 슈팅과, 경우에 따라 핸드볼로 해석될 수도 있었던 장면이 겹친 결과였다.
리버풀은 핵심 선수들의 부재로 이미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다. 알렉산데르 이삭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점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골키퍼 2명, 오른쪽 풀백, 그리고 유일한 또 다른 1군 스트라이커까지 빠진 상태였다.
이 경기는 버티면서 흐름을 만들어가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슬롯 감독은 경기 초반 선수들이 “세컨볼을 따내지 못했다”며, 초반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했다.
킥오프 직전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그리고 그 말이 실제로 선수들에게 전달됐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맨유의 실수로 다시 기회를 잡았을 때조차, 리버풀은 그 흐름을 확실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층 부족이 영향을 준 것은 분명했지만, 대신 불필요한 개인기와 과한 플레이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팀이 실제보다 스스로를 더 강하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팀의 정신력과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이 있지만, 이건 리버풀이 아니라 맨유의 마이클 캐릭 감독이 승리 후 한 말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확정된 상황에서, 그의 정식 감독 선임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7차례(전체 8차례)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동점을 만들고도 결국 패배했다. 그래서 지금의 시즌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태다.
결국 살라의 발언이 단지 표면만 건드린 것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더 깊은 문제를 드러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시대가 끝날 때는 새로운 리더가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부상자들을 감안하더라도, 수비, 미드필드, 공격 모든 라인에서 전반적인 전력 부족 역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