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구단주 팬웨이 스포츠 그룹 (이하 FSG)는 익숙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버풀이 심각한 부진에 빠지고 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FSG는 아르네 슬롯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슬롯은 많은 팬들의 신뢰를 잃었고, 리버풀과 잉글랜드의 미드필더였던 대니 머피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난국이 수 개월 내에 네덜란드인의 끝날 것이라 느껴진다고 말했다.
FSG는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으로 팬들의 신뢰를 쌓은 슬롯과 달ㄹ, 그런 지지 기반이 없었던 브렌단 로저스 역시 2015년 리버풀 팬들 사이에서 똑같은 처지에 놓인 바 있다. 당시 리버풀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스토크 시티에게 1-6이라는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우승팀 첼시에 25점 뒤처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존 W 헨리와 톰 워너 회장이 이끄는 FSG는 2014년 안필드에 리그 우승을 거의 안겨줄 뻔만 감독을 계속 유임할지 아니면 변화를 주어야 할지는 결정해야 햇다. 결국 로저스를 유임시키되, 코칭 스태프를 개편하기로 했다.
FSG는 로저스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여 아스톤 빌라의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32.5m 그리고 호펜하임으로부터 리버풀의 전설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한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29m에 영입했다. 한편 라힘 스털링을 맨체스터 시티에 £49m에 매각하면서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을 실패로 돌아갔고, 로저스는 10월 초 경질되었고 위르겐 클롭이 후임으로 부임했다. 이는 새로운 성공 시대의 시작이었다. 리버풀은 2019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다음 해에는 30년 만에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렇다면 FSG는 이제 어떤 행보를 보일까? 구단은 지난 여름 £450m라는 거액을 투자해준 감독을 계속 믿고 지원할까, 아니면 손실을 감수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까?
알론소를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 그를 옵션으로 만들까?
현재 FSG가 슬롯을 경질할 계획이라는 징후는 없지만, 리버풀 팬들에 그에 대한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 첼시를 상대로 홈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을 당시, 안필드에서는 보기 드문 험악한 분위기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이제 리버풀 팬들의 입에선 전설적인 미드필더 샤비 알론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알론소는 안필드에서 뛰어난 선수 커리어를 보내며 팬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누렷고, 감독으로서는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후, 혼란스러운 레알 마드리드에서 잠시 감독직을 맡기도 했다.
머피는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슬롯의 경질은 이제 '언제' 일어날지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로저스가 경질되기 전, 당시 코칭 스태프 개편을 진행하던 리버풀에서 면접을 봤었다고 밝혔다. 당시 코칭 스태프 자리는 전 레즈 동료였던 게리 맥알리스터에게 돌아갔다.
그가 BBC 스포츠에게 말했다:" 슬롯은 브렌단이 하지 못한 리그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유임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가 클롭의 팀으로 우승을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옳지 않아요.
"그가 직면한 문제는, 특히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리버풀에서, 팬들의 마음이 돌아서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지 않는 한, 그것도 리버풀 팬들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승리하지 않는 한,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상대 팀의 경기 방식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원정에서는 다를 수 있겠지만, 홈에서는 리버풀이 상대를 압박하고 숨 쉴 틈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는 2010-11 시즌 로이 호지슨이 리버풀을 맡았던 6개월 동안, 그리고 그 후 로저스 체제 후반 몇 달 동안 보였던 반항적인 분위기로 이어졌다. 물론 당시 분위기는 반항이라기보다는 체념에 가까웠다.
머피가 덧붙였다: "로저스와 슬롯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아주 적절한 지적입니다. 지금 당장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적합한 후보가 있을까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재 선임 가능한 샤비 알론소입니다. 그는 아주 인기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중요한데, 이는 몇 달간의 여유를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선수들이 좋은 본위기 속에서,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알론소가 첼시의 잠재적인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머피는 리버풀이 더욱 야심차게 현재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파리 생제르망의 루이스 엔리케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론소에 대한 제 유일한 걱정은 스타일 문제입니다," 라고 머피가 말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맨매니지먼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건 사소한 문제일 뿐입니다.
"직감적으로 그는 스페인 특유의 축구 철학인 담긴 점유율 축구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가 리버풀에서 뛰었던 선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 생각이 그를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리버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레버쿠젠에서 플로리안 비르츠와 제레미 프림퐁을 이미 지도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도 큰 강점입니다.
"만약 알론소 선임하는 것이 다른 모든 감독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이링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가 지금 리버풀이 처한 상황보다 더 나은 대안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슬롯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 대답은 'YES' 입니다."
머피는 지난 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가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슬롯에게 동정표를 던졌다. "리그 우승을 차지한 직후에 그렇게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하는 감독은 아무도 없습니다.
"슬롯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루이스 디아스 같은 수준의 선수들을 대체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모하메드 살라의 기량 저하도 있었죠. 심지어 살라는 슬롯이 마땅히 줘야할 시간보다 더 많은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감독의 권위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디오구 조타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안 됩니다. 그리고 경기장 안에서도 시즌 첫날부터 무언가 어긋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이 모든 문제는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리버풀이라는 구단에서 뛰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기 힘들어했다는 단순한 사실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위고 에키티케는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모두 고전했습니다. 알렉산데르 이삭은 부상에 신음했고, 플로리안 비르츠는 분명 진정한 재능을 가졌지만 득점이나 창의성 면에서 충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머피는 슬롯이 이번 시즌 급격히 잃어버린 리버풀 팬들의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라고 여긴다.
그가 말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가 오고 가는 문제와는 별개로, 실제로 이번 여름에도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팬들이 다시 슬롯을 100% 지지하게 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려면, 슬롯은 기본적으로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던 첫 번째 시즌과 같은 성적을 다시 내야만 합니다. 또한 리버풀 팬들이 기대하는 특유의 경기 방식을 보여줘야 하죠.
"저는 슬롯의 시대가 아마도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주된 원인은 그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그가 좋은 사람이고 매우 영리한 감독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리버풀의 팬층은 여러 이유로 그 어디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감독 문제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이나 다른 이슈들에 있어서도 그들의 대의를 위해 얼마나 강하게 싸우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팬들이 한 번 등을 돌린 감독이 다시 민심을 되돌린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머피는 또한 FSG가 2015년 브렌단 로저스 때처럼 슬롯을 그대로 유임시킬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느낀다.
그가 말했다. "그렇게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기를 바라며 다음 시즌을 엄청나게 잘 시작할 것이라는데 엄청난 도박을 거는것과 같습니다.
"특히 다가올 변화들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결국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겁니다. 다른 팀들이 치고 나갈 때 뒤늦게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결국 지금이든, 아니면 시즌이 시작되고 몇 달 후든, 그와의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