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축구 선수가 유럽 빅클럽과 이적설로 얽히게 되면, 소셜 미디어상의 이른바 조회수 파밍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순식간에 그 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들이 난해하게 선곡된 일렉트로닉이나 힙합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수없이 쏟아진다. 그리고 이 게시물들이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현재 활약 중인 스타 선수들이나 은퇴한 전설적인 선수들과의 비교가 뒤따른다.
17세의 콜롬비아 미드필더 사무엘 마르티네스에게 일어난 일이 정확히 이와 같다. 지난 4월 남미 축구연맹 U-17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콜롬비아 대표팀 내 그의 독보적인 활약은 짧은 바이럴 영상으로 제작되어 X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의 호리호리한 체격, 상체를 곧추세우고 달리는 주력 스타일, 그리고 순간적인 폭발력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스피드는 브라질의 전설 카카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이러한 특징들은 마르티네스에게 매우 독특한 프로필을 부여하는데, 특히 남미 출신의 10번 유형으로서는 더더욱 흔치 않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예로부터 경기장 중앙의 중심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해 온 국가다. 클래식한 의미의 엔간체(플레이메이킹을 주도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1990년대 콜롬비아의 시각적 축구를 대변했던 미드필더 카를로스 발데라마는 여지없이 이 역할의 역대 최고 거장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발데라마의 유산은 오늘날 콜롬비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전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에버턴의 미드필더였던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그의 콜롬비아 대표팀 동료인 리버 플레이트의 후안 페르난도 킨테로는 이 포지션을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예다. 마르티네스가 구단 내 엘리트 아카데미 육성 시스템을 통해 성장해 온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에서는, 이 10번 포지션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키겠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유망주들을 조련하고 있다.
아직 아틀레티코 나시오날 성인 팀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티네스는 구단이 배출한 최신 젊은 스타인 21세의 플레이메이커 후안 마누엘 렝히포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남미의 10번이 단순히 점유율만을 기반으로 한 정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오늘날 유럽 무대의 전술적 요구 속에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는 형태로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마르티네스는 가공되지 않은 진흙 속의 진주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유스 아카데미 경기를 직접 보러 간 사람이 아니라면 콜롬비아 현지에서도 그는 그저 무명의 10대 소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유럽의 스카우트들은 이 눈부신 재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U-17 챔피언십이 열린 파라과이로 대거 집결했다.
마르티네스의 콜롬비아는 전통적인 유스 강호인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에 밀려 강력한 우승 후보라기보다는 도전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대회 시작과 동시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은 빠르고 직선적이었으며, 마르티네스는 그 전술적 정체성의 중심에 서 있었다. 물론 연령별 국제 대회를 볼 때는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10대들을 상대하는 무대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마르티네스는 말 그대로 또래들 사이에서 독보적으로 우뚝 섰다. 그는 뛰어난 지구력과 탄탄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미세한 부분일 수 있지만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패스를 찌러줄 때 공에 얹는 무게감이 매우 정교했다. 상대 진영에서는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하며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고, 소유권을 확보했을 때는 횡패스보다는 앞을 바라보며 전진 패스를 노리는 경향을 보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동갑내기 선수들을 상대한 경기였음에도, 그의 경기 인지 능력과 축구 지능은 현장을 찾은 여러 유럽 클럽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몇 차례 인상적인 활약이 이어지자 마르티네스가 첼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되어 있다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적어도 마르티네스의 에이전트인 다니엘 노이뮬러의 말에 따르면,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영입할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선 것처럼 보였다.
파라과이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콜롬비아가 아르헨티나를 4-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노이뮬러는 매체 ‘AS 콜롬비아’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의 향후 행보를 밝혔다.
"사무엘을 위한 계획은 바이에른 뮌헨처럼 젊은 선수들을 위한 구체적인 육성 프로젝트를 가진 클럽으로 가는 것입니다." 노이뮬러는 바이에른 뮌헨이 마르티네스를 영입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뮌헨의 관심은 진심이었고, 마르티네스의 유럽 무대 진출 길은 점차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U-17 챔피언십이 마르티네스에게 완벽한 쇼케이스 무대가 되어준 셈이다.
당시 마르티네스 측의 기조는 영입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신중하게 밟아가자는 것이었다. 마르티네스 역시 유럽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한껏 고무되어 있었으며, 세계적인 거대 클럽들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마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여러 클럽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이뮬러는 ‘AS 콜롬비아’에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반드시 빅클럽일 필요는 없고, 오히려 사무엘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줄 수 있는 팀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그가 경기에 출전하고, 적응하며, 축구 선수로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 시점부터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마르티네스의 스페셜 영상들을 찾아보며 소통하기 시작했다. 콜롬비아 현지와 남미 언론들은 마르티네스를 '차세대 보석'이라 부르며 치켜세웠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마르티네스 영입 경쟁의 승자는 리버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8세 생일이 될 때까지는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에 잔류할 예정이며, 이후 이적 절차가 최종 완료되면 커크비에 위치한 리버풀 아카데미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이 소식은 불과 한 달 만에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마르티네스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뜨겁게 지폈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스스로를 '이웃집의 겸손한 소년'이라고 표현해 온 마르티네스는 전국 방송 뉴스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르티네스는 ‘ESPN 콜롬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우상으로 리오넬 메시, 그리고 전 리버풀 스타이자 현재 콜롬비아 대표팀의 핵심인 루이스 디아스를 꼽았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마르티네스는 자신의 프로필과 기술적 장점에 대해 막힘없이 당차게 답변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앞으로 치고 나갈 때 템포를 바꾸는 걸 좋아합니다. 항상 전진하면서 상대와 맞서 싸우는 거죠. 공을 소유하며 키핑할 수도 있고, 수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공격만 해서는 안 되고 수비도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가장 즐기는 건 역시 공을 잡고, 수비수와 맞닥뜨려 드리블로 제쳐내는 것입니다."
현재 마르티네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으며, 그의 꿈은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다음 단계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주변의 소음과 전 세계적인 찬사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버풀이라는 거함의 영입 결정은 향후 그가 프로 축구 선수로서 걸어갈 미래를 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17세인 소년에게는, 지금처럼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7303184/2026/05/24/liverpool-transfer-samuel-martinez-colomb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