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드 터널의 그 유명한 문구 아래를 지나 경기장으로 나설 때면, 여러 감정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우선 당연히 책임감입니다. 이 위대한 클럽의 역사에 대한 책임감 말입니다.
그리고 자연히 기대감도 있습니다. 134년 동안 리버풀 FC를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로 만들어온 유산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감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결의입니다. 경쟁하고, 승리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안필드의 팬들에게 성공을 안겨주겠다는 결의였습니다.
그 모든 감정이 단 12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트로피가 아니었습니다. 클럽 전체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노력과 희생, 헌신에 대한 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기에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골이 터질 때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날, 여러분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경기장 밖 거리를 가득 메웠고, 안필드를 기대감으로 채워주셨습니다.
2020년에는 그런 순간의 대부분을 여러분과 함께하지 못했기에, 이번 우승에서 여러분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저는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수십만 명의 팬들이 리버풀 거리로 모여 우승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며, 그 생각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날 워터 스트리트에서 벌어진 일(대규모 교통사고)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도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연민과 단결의 정신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 도시는 과거에도 어려운 순간들을 그런 정신으로 이겨냈고,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요구해온 정의와 책임 역시 결국 그 정신이 이끌어낼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함께 우승을 기뻐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디오구를 잃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를 팀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이 클럽의 유명한 엠블럼을 달고 뛸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준 훌륭한 인간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클럽 역사상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에서, 리버풀 가족이 보여준 사랑과 연민, 그리고 지지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 클럽을 떠나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디오구를 기리고 그의 기억 아래 하나가 되어준 모습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우리의 연결은 축구를 넘어섭니다.
안필드의 불빛 아래 펼쳐지는 유럽 경기들, 더 콥에서 울려 퍼지는 ‘You’ll Never Walk Alone’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저를 환영해주셨고, 제가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것은 제가 평생 소중히 간직할 것입니다.
물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전 세계에서 이 클럽을 대표해준 선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훈련장 안팎의 모든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안필드 잔디를 관리하시는 분들부터 훈련장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까지, 뒤에서 묵묵히 클럽을 위해 일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믿음과 방향성을 보여준 구단 수뇌부와 구단주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지지해주며 ‘리버풀의 방식’의 중요성을 알려준 레전드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리버풀의 20번째 리그 우승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클럽 역사 속 중요한 한 페이지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이 클럽은 언제나 가장 큰 영광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또한 이 클럽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정확히 서 있다는 확신 속에 떠납니다. 바로 유럽 최고 수준의 무대 말입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는 중요한 책임이었고, 그것은 리버풀이 다음 시즌 이후에도 최고 수준에서 계속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완전한 확신을 안고 떠납니다.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수들, 클럽의 가치를 지켜낸 선수들, 그리고 수많은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든 선수들이 오래도록 이어질 기반을 만들어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세대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 유니폼이 가진 책임감 역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변화는 축구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클럽이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줄 것이라 믿습니다.
처음 안필드 터널의 그 문구 아래 섰을 때, 저는 이 클럽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떠나며, 우리가 그 목표를 향한 노력을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
아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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