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가들에게 내 이름이 좋은지 물어보면 이 이름으로 살면 어떻게 된다고 한다.
그들은 어떻게 이름만 듣고 그 사람의 운세를 아는 것일까?
작명가들이 뭔가 아는 척하면서 한자의 획수로 누군가의 이름을 설명하는 것은 과연 사실일까?
한자의 획수는 어떻게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누가 이렇게 대단한 이론을 만든 것일까?
창씨개명 시기에 전파된 일본 성명학(姓名學)의 영향
일본 성명학의 시조인 구마사키 겐오(熊﨑健翁)가 1920년대 후반에 창안한 오격부상법(五格剖象法)에 기원을 둔 수리(數理) 성명학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작명법이다. 수리성명학은 성명과 연계된 81가지 수의 신령한 뜻에 의해 그 사람의 운명이 좌우된
다고 간주하고 성명을 천(天)․인(人)․지(地)․총(總)․외(外)의 5가지 격(格)으로 나눈 후, 그 각각에 해당하는 성명의 한자 획수를 계산하여 운명의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1940년 당시 조선에서의 창씨개명 강행은 일본의 작명가들에게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 창출과 일본식 성명학 전파를 위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으므로 연일 대대적으로 그들의 일본식 성명학을 과장해서 홍보하였다. 이로 인해 창씨개명 시기 후에는 이름이 일생의 길흉과
깊이 연관된다는 운명론적 인식이 한국에서도 생겨났으며, 길한 이름과 흉한 이름을 가리는 기준으로서 일본식 수리성명학이 유행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본디 한국인에게 이름은 서로를 호칭하거나 가문을 나타내는 부호였으나 창씨개명 시행 이 후에는 복잡한 운명 부호의 역할도 겸하게 되었고, 그 길흉의 판단 기준은 일본식 성명학이 되었던 것이다. 내선일체란 명분하에 조선인의 황민화(皇民化)정책을 본격화하려고 강행한 창씨개명은 일본 제국주의의 패배로 비록 5년 만에 그쳤지만 일본식 성명학으로 한국인의 이름을 작명하는 관행과 이름이 일생의 길흉을 좌우한다는 과장된 운명 논리는 통계학이란 미명하에 불식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고착되어 성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성명학은 창씨개명 시기에 전파된 일본의 수리(數理) 성명학으로서 1920년대 후반 일본의 성명학 시조로 추앙받는 구마사키 겐오(熊﨑健翁)에 의해 창안된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성행하던 구마사키의 일본식 성명학이 때마침 실시된 일제의 창씨개명 정책에 편승하여 조선으로 유입되어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되면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끌었고 지금까지도 성명학의 과장된 운명논리가 존재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의 패배로 인해 식민지 기구의 와해와 함께 창씨개명 정책에 의한 일본식 씨명은 5년간만 계속되었을 뿐 정착되지 못하고 소멸되었다. 하지만 이때 전파된 일본식 수리성명학의 잔재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이땅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절대 어겨서 안 되는, 어기면 마치 큰일이라도 당할 것처럼 주장하는 철칙이 되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성명학자들이 자신들의 영업 이익을 위해 주장하던, 이름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혹세무민의 억지가 아직도 통계학이란 명분 아래 이 땅에서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그렇지만 학계에서는 이에 관한 체계적 연구는 고사하고 관심조차도 없다.
지금까지 수행된 창씨개명에 관한 연구는 대체로 관련 법령의 해설과 해석, 조선과 일본의 성과 씨 차이를 중심으로 창씨제도의 제도적 특 분석, 시행과정에서 조선총독부의 역할 규명, 창씨개명에 대한 조선인의 대응 방식, 조선과 대만의 창씨개명․개성명 비교 등이다. 이름과 이름짓기 즉 성명에 관한 연구도 한국인의 가치관과 신앙․제도․관습 등을 이해하려는 한 방법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있다. 관련 연구가 주로 어문학계에서 수행되어 왔으나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역학(易學) 분야에서도 점차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