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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6.25 전쟁 76주년에 부치는 사모곡(思慕曲)

작성자碧 巖|작성시간26.06.23|조회수14 목록 댓글 0

6·25 전쟁 76주년에 부치는 사모곡(思慕曲)

벽암 이상인

포성이 울려 퍼진 지 어느덧 76년이라는 시간의 강물은 세월되어 흘렀습니다. 서산의 낙조처럼 시간은 흘러갔어도, 유년의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진 전쟁의 상흔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생생한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철없던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맞닥뜨린 그 잔인한 전쟁. 강산이 일곱 번도 더 바뀐 지금까지도 민족상잔의 비극은 개인의 불행을 넘어 우리 겨레 모두의 가슴에 깊은 상처로 박혀 있습니다.
피어나지도 못한 꽃다운 나이에
학도병으로 전선에 뛰어들었던 형님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 길이 되셨습니다. 청천벽력 같던 전사통지서 한 장을 붙들고 온 가족이 목놓아 통곡하던 그날의 풍경은, 지금도 눈앞에 선해 가슴이 저며옵니다. 유해마저 거두지 못한 채 산야의 이름 모를 풀꽃 아래 잠들어 계실 형님, 그리고 조국을 위해 청춘을 피로 물들인 수많은 젊은 영령들을 생각할 때마다 미안함과 그리움에 목이 메어옵니다.
6·25 전쟁 76주년을 맞는 오늘, 조국을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금 가슴에 새깁니다. 이 땅에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울러 이름 없는 골짜기에서 여전히 조국을 원망치 않고 누워있을 젊은 넋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가와 우리 모두가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머나먼 그곳에 계실 형님, 이제는 눈물도 고통도 없는 그 평화로운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시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합니다.



찢겨진 山河

벽암 이상인

포연 걷힌 골짜기에 찢긴 하늘 걸려 있고
이름조차 묻혀버린 돌무덤 곁 비목이여
산바람 목메어 울며
망향가를 불러주네

녹슨 철모 반쯤 묻혀 세월 속에 잠들었고
먼 고향 어머님 품 그리움도 묻혔거늘
달빛은 젖은 능선을
눈물인 양 닦아주네

철없는 산 고라니 풀꽃 따라 뛰노는데
별이 된 젊은 넋들 산마루에 서성이나
진혼가 울려 퍼진 능선에
메아리만 화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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