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세상이야기 // 표적이과녁이 되면 /성백군
요양원 들창 유리 안쪽에
왕거미 한 마리 붙어 한가롭다
지나가는 큰 새, 이게
웬 횡재냐고 유리창을 쫀다
한 번, 두 번,
다섯 번, 쪼는 쪽쪽 미끄러져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눈앞에 먹거리를 두고 먹지 못 하고
떠나야 하는 심정 안타깝지만
안 쪽 왕거미는
겁 없이 바깥을 바라보는 눈망울이
당당하다 못해 거만하다
내게는 네가 모르는 세상이 있단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요양원 청소부 아줌마의 휴지에 쌓여
왕거미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잘못을 지적당하면
즉시 회개하라
표적이 과녁이 되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고
왕거미 쓰레기통에서 영멸 했다
출처: Silicon Valley Koreans, https://svkorea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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