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쓰는 것이고, 사람은 품는 것이다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얼마 전 꿈에 그리던 신형 승용차를
구입했습니다.
반짝이는
새 차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그는 매일 차를
닦고 광을 내며 정성껏 관리했습니다.
마치 자신의
자랑이자 보물처럼 아끼고 또 아꼈습니다.
어느 화창한 오후였습니다.
그날도 남자는
차 옆에 쪼그리고 앉아 정성스럽게
광택을 내고 있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차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였습니다.
네 살 된 어린 딸이
아빠를 향해 해맑게 뛰어왔습니다.
남자는
잠시 딸을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 딸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작은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새 차 옆면에 무언가를 열심히 긁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애지중지
하던 새 차에 흠집이 생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간 치밀어
오른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딸에게 달려가
어린 손을 거칠게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화를 내며 호통을 쳤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모습에 딸은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몸은
공포에 떨었고, 얼굴은 금세 하얗게
질려 버렸습니다.
평소 따뜻하던
아빠가 무섭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어린아이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빠... 무서워...”
그러고는 작은 입술을 달싹이며 힘겹게
말을 이었습니다.
“잘못했어...
용서해 주세요...”그 순간 남자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화가 가라앉자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이었는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고작 자동차
흠집 때문에 가장 소중한 딸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남자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힘없이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마음속에는
후회와 자책만이 가득했습니다.
차 옆에
주저앉은 그는 멍하니 흠집이 난
부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그제야 딸이
돌멩이로 긁어 놓은 자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아무 의미 없는 낙서가 아니었습니다.
삐뚤빼뚤하고
서툰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사랑해, 아빠.”
남자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손에 쥔 것은 비싼 자동차였지만,
가슴을
울린 것은 네 살 아이의 순수한
사랑이었습니다.
딸은 차를
망가뜨려 아빠를 속상하게 하려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아빠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는 그 마음을 보지 못하고 흠집만 보았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같은 실수를 합니다.
사람보다
물건을 먼저 보고,
마음보다 결과를 먼저 보고,
사랑보다 순간의 감정을 앞세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우리 곁에 남는 것은 자동차도
아니고 재산도 아닙니다.
함께 웃었던 사람,
사랑을 나누었던 사람,
그리고
그 마음들입니다.
우리 모두
혹시 누군가의 실수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금만 더 마음을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더 많은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흠집 하나 없는 물건이 아니라,
흠집이 나더라도 끝까지 지켜 주어야 할 사람입니다.
사랑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있을 뿐입니다.!
.......
"물건은
사용되는 것이고,
사람은 사랑받는 존재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에선 사람은 사용되고,
물건이 더 사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