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의 좋은 느낌을 알아가고 있다.
한정인
비가 오고 있다.
내가 어릴 적에 싫어했었던 비ᆞᆞᆞ.
어린 마음에 비를 싫어했던 이유는
내가 좋아했던 파란 하늘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비를 싫어하는 내가 커가면서 마음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가 좋아지기 시작해서 비를 싫어하는 어릴 적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저 내가 좋아하던 파란 하늘을 볼 수 없게 한다는 막연한 이유로 비를 싫어하기에는 그 이유가 너무 부족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비가 싫은 쪽보다 비가 좋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가고 있기에 이제는 비를 싫어하는 마음을 비워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비를 싫어했던 어릴 적 마음을 무시하고 비를 싫어하는 마음을 비워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비가 좋아지는 마음을 하나씩 마음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비의 좋은 점으로 어릴 적 마음을 이해시켜 주면서 비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바꿔나가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면 비가 그칠 때까지
바라보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비가 그칠 때까지 내리는 비를 맞기도 했다.
그런 날들을 많이 보냈는데도 비가 좋아진 이유의 느낌이 나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비가 좋아지기에 비가 좋은 이유를
어릴 적 마음에게 전하며 비가 좋다고 설득하려고 했는데 좋은 그 느낌을 전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비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그 느낌을 전할 수도 없었다.
그건 어릴 적 마음에게 거짓된 마음을
전하는 것이기에ᆞᆞㆍ.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비가 좋은 느낌이 슬슬 마음에 들어서기
시작하고 있다.
내가 비를 좋아해서 그런 걸까?
어느 때부터인가 비가 가끔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끔 내 마음에 들어와서 한동안 비를
흠뻑 뿌려 주고 간다.
내 마음속에 담아 놓은 파란 하늘의 자리를 빼앗아 내 마음속에서 내리는데 꼭 내 마음에 쌓인 답답함을 풀어주며 한참 동안을 내리다가 내 마음의 하늘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내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다가 지나간다.
비를 이제야 마음으로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내리는 빗소리를 느끼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며 그동안에 조금씩 찌드는 검은 때가 정화되는 느낌이 들며 비가 주는 좋은 점을 알았지만 아직 비가 전해 주는 완전한 느낌을 다 알지는 못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있으니 머지않아 비가 좋아지는 이유를 어릴적 마음에게 전할 수 있겠지ᆞᆞㆍ.
또다시 비를 싫어하는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를 싫어했던 어릴 적 마음도 지금의 내가 비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