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의 정치 이념은 중국 혁명의 이념적 토대가 된 '삼민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삼민주의는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의 3원칙이 하나로 연결된 통일된 사상체계이다. 손문은 "삼민주의가 救國主義(구국주의)이며 중국의 국제적 지위의 평등, 정치적 지위의 평등, 경제적 지위의 평등을 촉구하여 중국이 영원한 세계의 독립국가로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족주의 : 민족주의란 신해혁명으로 인해 사실상 한인에 의해 새로운 공화제가 수립되자 한민족을 비롯한 중국 내 소수 민족들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게 결합하여 하나의 통합국가로 세계 열강과 겨룰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를 타도하여 불합리한 불평등조약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가족주의와 종족주의를 버리고 민족주의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가족과 종족만 있을 뿐 하나의 민족국가가 없었기 때문에 서양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문의 민족주의는 배타적 성격을 띠는 것이 아니며 세계주의를 기초로 주장된 것이다.
민권주의 : 민권주의란 인민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손민은 인민주권에 입각해서 선거권, 법률제정권, 법률개정권 등을 두고 이러한 4권의 통제 아래 입법, 사법, 행정, 고시, 검찰 등 5권의 정치기구를 설치했다. 그는 중국에는 이미 2천년 전에 위대한 민본사상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공자의 대동사상, 맹자의 민본사상, 인내천 사상을 민주주의 입헌정체로 살리자고 주장했다.
민생주의 : 민생주의는 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토지를 균등히 분배하고 소수 자본가가 국가 경제와 민중의 생업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으로 사회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손문은 경제력에 의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땅값 폭등으로 인한 대지주의 불로소득의 증가를 우려했다. 또 소수에 의한 토지의 집중소유가 사회적 불평등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에서 지권 평등과 자본의 절제를 주장했다. 사회주의 경향을 띤 손문의 삼민주의는 마르크스적 의미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유토피아를 그린 강유위의 대동사상과 흡사한 중국적 사회주의 사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손민의 삼민사상의 저변에 흐르는 기류는 중국의 전통사상이었다. 그는 서구 의 근대적 의미의 민족주의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의 근원을 고대 중국의 사상에서 찾고, 민권주의도 이미 공자나 맹자가 부르짖은 민권사상으로의 복귀를 주장했다. 그러나 손문의 삼민주의는 그 이론상의 미비로 후학들의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했다. 아무튼 삼민주의는 후에 개혁 세력들의 입장 차이로 인해 반대하는 구룹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양계초로 대표되는 입헌파는 '민족주의'에 대해서 청나라의 유지를 희망했고, '민권주의'에 대해서도 중국 인민들은 무지하여 공화제를 실현할 능력이 없다고 보았다. 또 다른 입헌파의 경우 토지 국유 및 토지 개혁에도 반대했다. 토지소유권은 신성불가침이기 때문에 이것을 침해하는 것은 인민들로 하여금 부의 축적에 대한 동기를 단념케 한다고 주장하는 반대 세력도 있었다. 물론 손민의 삼민주의는 논리 정연한 이론서는 아니지만 그의 정치 이론은 민족적 위기에 직면하여 구국을 부르짖는 중국의 애국자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으며 중국 혁명과정에서 지도 원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사상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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