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07호
서정갈래와 서사갈래가 합쳐질 수는 없는 것일까?
박 은 서
문학을 배우면 갈래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특히 서사갈래와 서정갈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서사갈래는‘이야기’를 서술한 것이고 서정갈래는 ‘정서’를 서술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서사하면 소설, 수필, 희곡이라 알아듣고 서정하면 시라 알아 듣는다.
요번 시험에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라는 시와 그 시를 토대로 만든 소설인 임철우 작가의 ‘사평역’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이 나왔다. 공통점은 막차, 송이 눈, 기침, 톱밥난로 등의 소제가 같았다는 것이었고 차이점은 둘의 갈래였다.
문학을 하고 싶은 나로서, 서사갈래와 서정갈래는 결코 이어질 수 없는 평행선 같은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서사의 장점인 이야기와 서정의 장점인 감정전달을 합칠 수는 없을까 하고.
물론 서사갈래에도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비극 소설을 읽으면 슬프고, 희극 소설을 읽으면 웃기듯 감정전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굳이 서사갈래와 서정갈래로 나눈 이유는 시와 소설에서 느끼는 감정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언급한 ‘사평역에서’와 ‘사평역’은 둘 다 침울하고 쓸쓸한 감정이 느껴진다. 그러나 두 갈래 감정은 서로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분명히 차이가 있다.
현실에서, 서사와 서정이 합쳐진 것은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을 때, 머릿속을 스친 것이 하나 있다. 노래이다. 과거 조성모의 ‘To Haven’에서는 그리움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에서는 후회와 원망의 정서가 담겨 있는 동시에 노래 하나하마다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아쉽게도 요즘 나오는 아이돌음악을 비롯한 대부분은 ‘사랑’또는 ‘이별’이라는 정서만을 전달할 뿐이지만, 그래도 하나 꼽아 본다면 JUN.K의 ‘결혼식’이 있겠다. 그 노래에는‘헤어진 옛 여자 친구의 결혼식을 간 나의 이야기’라는 서사와 ‘사랑, 슬픔, 씁쓸함’이라는 서정이 어느 하나 뒤지지 않고 공존한다.
이렇듯 노래에는 서정과 서사가 함께 어울린다. 하지만 내가 고민하는 것은, 음악이란 것이 과연 문학의 범주에 속하냐는 것이다.
나의 작가로서의 목표는, 이 평행선 같은 서정갈래와 서사갈래를 합치는 것이다. 합치기 위해서는 둘 사이 감정상에 대한 느낌차이가 있는 이유를 알아야했다. 고민해본 결과 둘 사이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함축과 운율을 통한 감정전달과 설명과 묘사를 통한 감정전달이라는 전달 방식차이였다.
소설의 설명, 묘사를 대신하여 시의 함축, 운율을 집어넣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잠시 떠올렸다. 그러나 설명과 묘사를 통해 글을 이어나가는 소설을 함축하고 운율 맞춰 작성하면 이야기의 진행이 되지 않았다. 시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시에 이야기를 집어넣는 것은 어떨까 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운율감과 함축적 느낌이 파괴되어 정서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시의 속성을 잃게 된다. 그냥 소설이 되어버린다.
정말 어렵다. 불가능해 보인다. 평생 합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평행선과 같은 둘을 만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많은 글을 쓸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둘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