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를 걷는 느낌>
제목 – 꼭 기다려야 돼, 똥강아지
루나. 루나는 달의 여신의 이름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한, 사랑에 대한,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루나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는 감정적인 것을 하지 못하는 정상은 아닌 아이다. 또, 천문학에 관한 것을 너무 잘 안다. 드레이크 방정식, 칼 세이건을 너무 좋아하는. 그런 루나에게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빠가 있다. 바람개비도 만들어 주고, 연도 만들어 주고, 코, 귀, 누과 눈썹 사이에 젤리빈을 끼워 넣어서 온갖 묘기를 부려 주는 아빠. 그런 아빠는 루나에게만 있는 아주 소중한 아빠다. 그러나 루나가 7살일 때, 아빠에게 사고가 난다.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루나의 연이 나무 위에 올라가게 되어서 아빠는 연을 빼주러 올라간다. 주변의 방사능에 물들인 이상한 동물들이 나무 주변에서 소란을 피워서, 루나의 아빠는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게 되고 만다. 루나는 아빠가 꼭 기다려야 돼, 똥강아지라고 했던 말을 기다리며 3년을 기다렸다. 생일 선물로 골든디스크를 받게 되었다. 루나는 이제 기다릴 수 있다. 아빠를 기다릴 수 있다. 젤리빈으로 묘기를 부려줄 아빠를.
루나는 고작 10살인데 응어리를 많이 참는 것을 보고, 왠지 모르게 내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아빠가 꼭 기다려야 돼, 똥강아지라고 한 것을 잊지 않고 아빠를 기다리면서 울지않은 모습 때문이었다. 내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조금만 속상해도 방에 문을 쾅 고 들어가서 엄마와 신경전을 버리는데, 루나가 아무리 정상이 아니고, 감정적이지 못해도, 너무 어른스러움이 느껴졌다. 기다리라고 한 엄마 말을 듣고도 못 참고 다른 데로 가는 일들이 많은데. 3년을. 3년을. 10살이 아빠를 기다려냈다. 혼자서. 주변에 엄마와 친구들이 있었지만, 마음의 싸움을 10살이 혼자 해냈다. 울고 싶어도 눈물은 안 나오고. 등만 뻣뻣해지는 느낌만 들고. 그 3년을.
루나의 아빠가 깨어나면, 루나가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아빠. 나야. 아빠의 똥강아지. 아빠가 울지 말고 꼭 기다리라고 했잖아. 나. 잘 기다렸지?”
“그래. 내 똥강아지.”
똥강아지. 아빠가 루나를 부르던 애칭. 정답다.
꼭 기다려. 이 한 마디에 루나는 3년을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아빠랑 울지 않고 꼭 기다리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기다리라고 하면 왠지 짜증이 난다. 나야 빠른게 좋지. 빠른게 너무 좋은데, 기다리라니. 왜 기다려야 되? 빨리 해달라고요. 이럴 텐데.. 루나야..! 대단하다. 넌 진짜 대단해. 너보다 4살 많은 언니도 기다리는 것은 힘들어. 잘 기다려서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