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과 의약의 도를 말하다 | 엉겅퀴] 간 살리고 어혈 푸는 천하제일 해독제
- 음식과 약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력·섬근질·영양분 세 요건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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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뿌리를 캐다가 몇 번이나 손을 가시에 찔렸다. 엉겅퀴 잎에 붙어 있는 가시는 몹시 날카롭고 억세다. 엉겅퀴 가시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 것보다 훨씬 더 아프다. 가시 끝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엉겅퀴 가시에 깊이 찔린 상처가 가려워서 한참 긁었더니 덧나고 곪아서 여러 날 고생했다.
- ▲ 1 엉겅퀴 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많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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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는 그 생김새가 마치 창과 방패로 무장을 든든하게 갖춘 장군 같다. 엉겅퀴는 몸통 속에 좋은 성분과 약효를 많이 지니고 있으므로 동물들이나 곤충들한테 뜯어 먹히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를 만들고 가시 끝에 독을 발랐다. 엉겅퀴의 가시는 벌의 독침과 같다.
가시가 있는 식물의 몸통은 대개 독이 없고 좋은 약효를 지니고 있다. 엉겅퀴는 생명력이 아주 억세고 훌륭한 섬근질(纖筋質)을 지니고 있으며 영양분이 많다. 엉겅퀴는 음식과 약의 세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간경화 치료제로 개발된 천하제일 해독제
엉겅퀴는 온갖 독을 푸는 데 뛰어난 효능이 있다. 엉겅퀴는 혈액과 혈관을 청소해 피를 깨끗하게 하고, 간에 쌓여 있는 묵은 독을 정화해 간 기능을 살리며, 신장에 들어가서 사구체의 여과기능을 좋게 해 소변을 잘 걸러내게 하고, 장에서는 숙변을 분해해 몸 밖으로 몰아내어 장을 튼튼하고 깨끗하게 한다. 그러므로 엉겅퀴를 꾸준히 먹으면 오장육부와 혈관, 체액이 모두 소독되어 깨끗해진다.
엉겅퀴는 어혈을 풀고 끊어진 뼈와 근육을 이어 주는 데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수십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싸움을 하다가 몰매를 맞아서 온 몸에 피멍이 들고 뼈가 수십 군데 부러졌으며 온 몸이 퉁퉁 부어올라 눈도 뜰 수 없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인데 병원에 가기도 전에 숨이 끊어지게 생겼다. 그 사람의 부인이 황급히 찾아와서 남편이 곧 죽게 생겼으니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마침 엉겅퀴 잎과 줄기, 뿌리를 채취해서 푹 달인 물로 동동주를 만들어 둔 것이 있었다. 그것을 항아리에서 퍼내어 2리터짜리 세 병을 주면서 만취할 때까지 실컷 마시고 방에 불을 때서 뜨겁게 한 다음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땀을 흠뻑 내라고 했다.
환자는 엉겅퀴로 만든 동동주 두 되를 마시고 곧 쓰러져서 죽은 것처럼 되어 깊이 잠이 들더니 사흘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잠을 자는 동안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면서 땀을 팥죽같이 흘렸는데 땀이 시퍼렇게 죽은 핏빛이어서 깨끗하고 하얗던 이불이 시커멓고 얼룩덜룩하게 되었다.
사흘 뒤에 깨어나보니 놀랍게도 온 몸의 피멍도 사라지고 부러진 뼈가 아물어 붙었으며 부은 것도 내려서 몸이 거의 완전하게 회복되었다. 타박상으로 죽음 직전에 이르렀던 사람이 엉겅퀴로 담근 동동주를 마시고 땀을 흠뻑 낸 덕분에 사흘 만에 완전하게 나아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복된 것이다. 뼈가 부러진 것을 빨리 아물어 붙게 하는 데 홍화씨가 제일 좋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엉겅퀴 씨가 열 배는 더 낫다. 엉겅퀴는 어혈을 풀어 헤치고 막힌 기혈을 뚫어 주며 끊어진 근육과 뼈, 신경을 이어 준다.
엉겅퀴를 한자로 대계(大薊) 또는 야홍화(野紅花)라고 한다. 엉겅퀴 씨는 야홍화인(野紅花仁)으로 쓴다. 엉겅퀴 씨에는 식물성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데 홍화씨에 들어 있는 것보다 소화 흡수가 훨씬 잘 된다. 엉겅퀴 씨뿐만 아니라 잎과 줄기, 뿌리에도 식물성 유기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말린 엉겅퀴 뿌리를 작두로 썰어 보면 단단하고 질겨서 잘 썰리지 않는다. 마치 쇠를 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엉겅퀴 씨와 뿌리에 들어 있는 칼슘 성분은 우물 정(井)자나 요철(凹凸) 모양으로 서로 맞물려 있다. 식물이 만든 칼슘은 그 구조가 블록 형태로 서로 맞물려 있어서 여간해서는 잘 깨트려지지 않는다. 다시마에도 식물성 칼슘이 많이 들어 있으나 단순한 쇳가루 형태의 구조를 지니고 있으므로 골질량을 늘리는 데에는 좋지만 뼈를 아물어 붙게 하거나 단단하게 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엉겅퀴는 간과 근육, 콩팥과 뼈에 제일 이롭다. 엉겅퀴는 약골(弱骨)을 강골(强骨)이 되게 하고, 간이 콩알만 한 사람을 담대(膽大)하게 만들어 주는 약초다. 간이 튼튼하면 근육이 튼튼해지고 신장이 튼튼하면 뼈가 튼튼해진다. 이런 이치를 옛 글에서는 간주근(肝主筋)이고 신주골(腎主骨)이라고 했다. 곧 근육의 주인은 간이고, 뼈의 주인은 신장이라는 뜻이다.
엉겅퀴는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같은 간질환과 산후부종이나 신장염, 부종 같은 신장병에 치료 효과가 아주 좋다. 옛날 황달로 인해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한테 엉겅퀴를 채취해 푹 삶아서 그 물을 마시게 하면 씻은 듯이 낫곤 했다. 또 간경화로 복수가 차거나, 산후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는 사람도 엉겅퀴 달인 물을 먹으면 복수가 빠지고 부기가 내린다.
엉겅퀴의 약효는 서양에서 더 많이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엉겅퀴를 갖가지 간질환을 치료하는 데 널리 썼다. 독일의 자연요법치료사 ‘라데마커’도 엉겅퀴가 간과 담낭의 질환이나 황달, 부종 등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고 했다.
독일의 한 제약회사에서는 엉겅퀴에서 추출한 물질로 간경화 치료약을 개발했는데, 그 효능이 뛰어나서 일 년에 수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 제약회사에서 세계 여러 나라 엉겅퀴의 약효를 분석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강원도에서 난 엉겅퀴가 독일에서 자란 것보다 약효 성분이 여섯 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엉겅퀴에 들어 있는 실리마린(silymarin)이라는 성분이 간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간세포를 독성으로부터 보호한다. 실리마린은 비타민 E보다 항산화작용이 10만 배나 더 높으며 간에서 분비하는 글루타티온(glutation)이라는 해독 효소를 훨씬 많이 생산하게 한다. 글루타티온은 간으로 들어오는 온갖 독성물질을 분해하고 해독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세계의 여러 제약회사들이 간 치료약을 많이 만들었지만 엉겅퀴로 만든 것만큼 효능이 뛰어난 것을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