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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菊

작성자늘보|작성시간26.06.20|조회수7 목록 댓글 0

수국/ 늘보

빗방울 떨어져 지나간 오후
수국은 젖은 공원 끝에서
한아름의 그리움을 피우고 있다
누군가 다녀간 자리처럼
오래전 이름을 잊은 편지처럼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음 한귀퉁이는 자꾸 젖어든다
수국은 참 야릇한 꽃이다
한가지 색으로 머물지 못하고
그날의 하늘을 닮았다가도
당신의 기억을 닮았다가
끝내는 말하지 못한
안타까운 빛깔로 물들고 만다
바람이 스치면 꽃잎들은
작은 파도가 되어 흔들리고
나는 그속에서 함께 걸었던
발자국 소리까지 듣는다
세월은 많은 것을 데려갔지만
수국은 아직 그자리에 남아서
잊지 못하는 있는
마음들을 조용히 감싸 안아준다
그래서일까
수국이 피는 계절이 다시오면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가
꽃보다 먼저 피어나
가슴 깊은 곳을 서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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