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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여행이 가져다 주는 선물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2.09.25|조회수127 목록 댓글 7

 

여행을 계획하여 준비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이다.

특히 나처럼 4~5개월을 탈진할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삶의 현장을  잠시 떠난다는 것이 위로와

희망이 된다. 이렇게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헌데 문제는 매번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일이 밀려서 즐거움 대신 스트레스에 시달려야하는 점이다.

출발 날짜를 일주일 연기한다 하더라도 상황은 바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비행기 여행을 즐긴다. 내가 비행기 안으로 들어와 나의 좌석에 앉으면 나는 자유함을 느낀다.

이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또 그 누구도 나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오직 나만의 시간이요, 나만의 공간이다.

 

나의 이번 여정은 말라위 릴롱궤에서 출발하여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3시간 기다리다가 독일 항공으로

바꿔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가는 일이었다.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하니 독일 항공이 기계고장으로 늦게 도착하게

되어 8시간이나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앞으로 9시간을 어떻게 공항에서 보낼까 생각하니 힘이 빠졌다. 새벽 2시에 출발하면 몸이 너무도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 좋아져 앞으로의 여행에 지장이 올 것이다.

나는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나의 영적 친구들이 생각났다. 같은 아프리카에 살면서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잠시라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하네스버그 믿음의 공동체 형제자매들과 연락이 되어 친절한 한 형제님이 한 시간 후에 나를 데릴러 공항으로

나와 주었다. 마침 오늘이 한국으로 떠나는 어떤 자매님의 송별식이 있는 날이라서 교우들이 많이 그곳에 모인다며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주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기쁨의 재회를 교우분들과 나누며 풍성히 차려진 식탁에도 초대되어 그동안 말라위에서 굶주렸던 한국음식으로 멋진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짜증스럽게 느꼈던 비행기의 연착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친구들이 정성껏 준비한 멋진저녁식사에 초대되는

기쁨으로 바뀐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종종 내가 떠나는 여행길에 이런 “깜짝쇼” 준비해놓으신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늘 흥분되고 기대 되는 것이다.

 

1982년 1월, 그러니까 30년 전의 일이다. 독일에서 왕성하게 연주활동을 하던 시절, 런던 로얄 알버트홀에서

있는 메시아 대공연에 앨토 독창자로 초청받아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탔다. 바로 내 옆 좌석에 앉았던

독일 청년과 2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누면서 런던에 도착했는데, 그 비행기 안에서의 만남이 인연이 되어 그는

샌프란치스코로 가던 여행을 3일을 미루면서 내 연주회를 보았고, 그와 헤어진 두 달 후에는 내가

샌프란치스코로 날아가그의 청혼을 받고 돌아왔다. 그 사건이 바로 다니엘의 아빠가 된 미카엘과의 만남이었다.

그렇게 얻은 아들이 아들을 낳아서 이제 나를 할머니로 만들어주었으니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다.

 

삶의 활력이 없거나 희망이 안 보이면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여행은 항상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면세점에서 산 선물뿐만 아니라 마음의 선물꾸러미를 잔뜩 들고 돌아올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러나 물론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선물을 받을 수가 있다.

 

4년 전에 중국 챙두라는 곳으로 여행 할 일이 있었다. 비엔나 음대 동창인 카나다에서 살고 있는 중국 친구가

챙두 예술대학에 마스터 클래스를 하러온다면서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 중국 여행은 해 본적이 없는 나는 특별히

2박 3일 시간을 내서 챙두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이번 여행에서 내 곁에 앉은 한국인 부부는 중국에 관심이 있어

중국말을 배워가며 중국여행을 많이 한다고 했다. 내가 중국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에 비해 놀라운 일이었다.

우리는 깊은 대화를 시작하면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꿈과 비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아프리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예수그리스도를 만남으로 변화된 나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는 처음 보는 그분들에게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

했었다. 그 부부는 얼마나 진지하게 말씀을 경청하는지 나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해주었다 .그것은 분명 성령의

감동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불교신자인 그들에게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그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다면서 앞으로 더 가깝게 친교하기를 소망하며 연락처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것도 2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 후 우리는 몇 번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하느님체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남해에 살고 있는 그분들을 방문할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아프리카로 떠나왔다.

그분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이번에 한국에 가면 꼭 한번 연락을 해보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다.

 

여행은 마치 이 세상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는 대합실 같은 곳이다.

여행자들에게는 목적지가 있다. 그러나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누구나 여행에서 많은 선물 꾸머리를 들고

돌아오고 싶어 한다. 여행이 끝났어도 마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좋은 선물이다.

러나 나 또한 그들의 선물이 되어주었다면   가장 좋은 여행이 아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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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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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2.09.29 오랫만에 들어오니 ...반가운 사람들이 얘기 하고 있네요...아들을 닮은 손자를 안아보니..생명을 주시는 주님이
    더 가까이 느꼈지요! 좋으신 하느님은 늘 어려움 뒤에 좋은 선물을 감명깊게 주시는 분 ...우리가 그분의 자녀됨을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내일이 한가위 라고요.....보고싶은 얼굴들을 달님과 함께....
  • 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01 노랑나비님, 오랫만에 카페에서 만나는군요. 이번 한가위는 더욱 풍성했어요. 아들의 선물 손자를 안아보았네요.생명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독일에서는 보름달이 무척 아름다워요. 내일 독일을 떠나서 2일에는 한국에서 그리운 친구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요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2.10.02 와~ 드뎌~
    기다리고 기다리던.. ㅎㅎ
    Have a great fly~ ^^
  • 답댓글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02 펠라님, 고마워요. 잘있지요? 이번 생태마을 피정에 함께할 수있는지요? 시간내서 오세요.
    얼굴이라도 볼수있게요.
  • 답댓글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2.10.04 생태마을 피정이 언제인지요?
    이번 선생님 일정은 어떻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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