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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필립과 림바니의 꿈이 이루어지다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2.10.19|조회수197 목록 댓글 19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러나 모든 이의 꿈이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직 그 사실을 믿는 이들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아주 간절히 바라는 자들이 하느님을

감동시켜 얻어내는 선물이다. 예수님은 그것을 성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기도하며 구하는 것이 무엇이던지,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마르코 11,24 )

18살의 필립(색소폰 전공)과 20살의 림바니(트럼펫 전공)의 간절한 꿈이 이루어졌다.

2년 전 내가 카롱가에 도착했을 때, 3명의 젊은이들이 2시간을 걸어서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내게 간절히 배움을 청했다. 우리 집은 시내에서 8km나 떨어진 곳이라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오기 힘든 곳이었는데, 이 젊은이들은 가진 것이 없으니 걸어 올 수밖에 없었다.

나는 크게 감동을 받고 이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자신들은 아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음악을 하고 싶은 갈망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내가 음악교수직을 역임한

사람이라고 들었으니 자신들을 가르쳐 달라면서 간청했다. 내게는 뜻밖의 일이었다.

내가 말라위 카롱가를 선택한 것은 음악을 가르치려 온 것이 아니라, 이곳에 있는 많은 고아들을 돕기 위해서 왔고, 또 유스센터를 운영하더라도 청소년들이 취미 정도로 음악을 하는 것을 도우려했지, 음악전공자를 가르칠 계획이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그 후 이 3명의 젊은이들은 더 많은 친구들까지 합세시켜가며 나를 졸라대는 것이었다.

내가 주님께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알고자 했을 때, 내안에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남은 시간과 물질, 또 나에게 주신 재능을 온전히 소진 한 후에 이 세상을 떠나겠노라고 말하면서

왜 나는 나의 재능을 쓰려하지 않는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 아닌가?

그렇다, 아직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은 나의 삶이었고 나의 언어였다.

 이 재능을 이곳 말라위 카롱가의 젊은이들을 위해서 온전히 사용하기로 결심한 나는 학생들과 함께 뮤직센터를

 오픈 할 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능하면 천천히 시작하려했는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적당한 집을 구할 수 있어서 11월에는 10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뮤직센터를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나는 음악이론과 키보드, 성악을 가르쳤고 1년 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보내준 7명의

예술봉사단의 도움으로 필립과 림바니는 색소폰과 트럼펫을 배우게 된 것이다.

그들은 악기에 매료되어 성악과 키보드를 그만두고 오로지 자신들의 악기 연습에만 몰두했다.

계속 베울 스승이 없어 독학하다가 독일에서 아들 다니엘이 재즈뮤지션들을 이끌고 봉사를 와줘서

다시 레슨을 받게 되면서 음악을 전공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말라위에는 음악을 전공할 수 있는 음악대학이 없어 고민하고 있던 중,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올해부터 아프리카 지역까지 확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용기를

내어 신청하게 된 것이다.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우선 음악 연주하는 비디오를 학교에 제출해야만

했다.1년 전에 시작한 필립과 림바니의 실기실력을 높여주기 위해서 나는 한국 음대생 두명을 초청하여

한 달 동안 날마다 레슨을 시키고 주말에는 필립과 림바니를 집에서 먹이고 재워가며 레슨을 시켰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보면서도 필립과 림바니는 많은  연습을 해줘서 우리는 지금 수준으로는 최상의 비디오를

만들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제출할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면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확신을 갖고 나는 아이들의

여권을 신청하고 건강진단서를 받아놓고 한국에서 책을 사다가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3개월 동안 합격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속이타고 피가 마르는 고3 엄마들의 고통을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입학시험 채점자로만

지내온 15년의 무심했던 세월을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제 그 고통의 시간들이 보상받을 때가 왔나보다. 광야 같은 이 낯선 땅에 홀로 떨어져 때로는 주어도, 주어도

감사를 모르는 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아파했던 그 순간이 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축복의 시간이 왔나보다.

50년 전, 독일에 가서 음악 공부하는 것이 나의 꿈이요, 삶의 목표였던 그 시절에 내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신

독일 신부님의 배려와 사랑을 깊이 마음에 새기고 살아온 나에게 그 은혜를 되갚을 시간이 왔다 생각하니

뜨거운 눈물이 솟구친다. 사랑 받은 자 만이 사랑을 줄 수가 있다. 나는 지금 내가 받았던 그 사랑을 말라위

카롱가 젊은이들에게 되돌려주고 있다. 필립과 림바니도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반드시 그들이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다. 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신 한예종 교수님들께 감사할 것이다.

 

음악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사람들과는 사랑과 가쁨, 감사를 나눈다.

이것이 진정한 음악인의 길이다. 그들이 진정한 음악인으로 성장하도록 축복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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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파란상상 | 작성시간 12.10.23 합격의 소식을 이곳을 통해 함께 들을수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 또한 행복한 사람입니다^^
    행복을 만드시고 기적이라 부르는 일들을 현실로 이루시는 모습.정말 감동 자체입니다.
    주님의 축복이 두 학생과,엄마 그 이상의 역활을 하시는 교수님께 가득가득 하길 기도드립니나
  •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23 자매님의 축하, 감사합니다. 정말 하느님이 하시는 모든 일을 바라보면서 나도 놀라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일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 이루어질 수있는지요! 기적을 이루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리고 우리모두의 사랑이
    열매를 맺고 있지요. 자매님도 큰 역할을 하고있어 늘 감사합니다.
  • 작성자마르띠노 | 작성시간 12.10.25 두 젊은이가 한국생활에 잘적응하고 꿈을 이룰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교수님의 크신사랑의 열매가 결실을 보게 되었네요 . 합격을 축하 드리며 교수님 항상 건강하세요.
  • 작성자ChungjaKi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10.26 마르띠노 형제님, 감사합니다. 사랑의 열매가 맺어지는 것에 저도 감사하며 기뻐하지요. 이제 두학생들의 노력으로
    더 많은 열매들이 말라위 땅에 맺어지기만을 기도하며 이끌어줘야겠지요.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2.11.15 와~ 필립, 림바니 그리고 선생님~ 모두모두 축하축하합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또한 그분의 계획이지 않나 생각해요~
    정말 너무 기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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