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 하는가?
좋은 만남을 통해서는 기쁨과 배움을 얻고 그렇지 않은 만남을 통해서는 실망과 분노를
얻을 수 있다. 좋은 만남 후에 헤어짐은 사랑과 그리움을 더 해주고 안 좋은 만남 후에 헤어짐은
안타까움과 후회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인간의 삶속에서 어찌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라겠는가?
지난 12월 19일부터 1월 8일까지 나는 독일에서 온 세 사람의 청년들과 함께 지냈다.
그중의 하나가 나의 아들이었지만, 아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잘 해준 것도 없이 세 사람들은
잘 어울려 지냈다. 나이와 전공도 다르고 특히 성격이 다 달랐지만 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인지 웃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지냈다. 의견차이가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소리가 커지고
표정이 달라지는데, 독일 사람들은 이성이 앞서는 민족이라 차분히 토론하며 해결 하는 것을 바라보며,
나보다 훨씬 어린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뮤직센터의 학생들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나는 무척 감정적인데, 이들은 냉정하리만큼 그들을 이성적으로
대해줬다. 그들이 알아듣던 모르던 자기들 방식대로 수업을 이끌고 나가면서, 그렇게 하면 다 따라 온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나는 이곳 학생들의 마음까지 읽어가며 가능하면 말라위 학생들의 수준에 맟추려 하는데
독일 뮤지션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앞으로 더 연구해야할 과제인 듯 하다.
그렇게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난 후 독일로 떠나가는 그들을 공항까지 바래다주면서 나는 참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그렇게 선한 마음으로 이 먼 곳까지 찾아와서 재즈를 모르던 아이들에게 재즈앙상블을
4곡이나 가르쳐줬으니 학생들의 레퍼토리가 이제 다양해졌다. 학생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것만 같이 높다.
이런 만남은 희생과 사랑을 전제로 하며 헤어질 때는 서로가 감사함을 느낀다.
그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많이 행복했다며 나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어디 음식뿐이겠는가? 아이들과 주고받은 사랑이 그들을 다시 이곳으로 오고 싶게 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 고 있다. 말라위 학생들에게 이런 만남을 예전에는 꿈도꿀 수 없었을 것이다.
모두에게 기쁨이었고 유익했던 만남을 그리움으로 오래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곳에서 만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들도 만나면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내가 릴롱궤에서 돌아온 다음날, 점심시간에 눈에 뜨이지 않는 학생이 있어서 물었다.
“엠마누엘은 어디갔니?” 나는 학생들 하나하나를 매일 기억하면서 결석을 하는 아이들을 책크 한다.
“ 엠마누엘은 탄자니아로 가서 학교에 다닌다고 떠났어요”나만 모르고 학생들은 알고 있었나보다.
16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키보드와 트럼펫을 잘 불어서 가장 재주 있고 영리한 학생으로 인정과 사랑을
받던 아이인데,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이다.나는 믿기지가 않았다. 독일 뮤지션들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고
더 열심히 가르친 학생인데, 재즈워크샵이 끝나던 날, 인사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결국 뮤직센터의 모든 것을 누리고 이용하고는 사라진 이 학생을 내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 것인가?
무엇이 그를 말 한마디도 없이 떠나게 했을까, 두려움인가 아니면 그는 본래 그런아이였던가?
그의 그릇이 그것밖에 안된다면 좋은 음악가는 될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니 마음 아파할 가치가 없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이런 만남과 이런 헤어짐은 상처를 남긴다.
최근에 사표를 낸 비서와 직원 하나도 내게 큰 상처를 주고 떠났다. 이런 사람들은 차라리 만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들이었지만, 이것조차 나의 권한이 아니기에 묵묵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 사건들을 통해 내가 그 무엇인가를 배울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유익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헤어짐이 있은 후, 나는 또 새로운 만남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매니저와 회계사를 각 각 두어
두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서도 서로 콘트롤 할 수 있게 했다.
이번 매니저는 30대 중반의 성숙한 사람으로 예술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많은
프로젝트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아마도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셨을 것이다.
회계사는 수녀님의 추천으로 오게 되었는데, 이곳 주교님의 조카이며 주교님의 추천장을 갖고 왔으니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 채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로운 만남은 나를 흥분시키면서도 긴장하게 만든다. 새로운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서로 신뢰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과연 어디까지 인간을 신뢰할 수 있을까 등 등 나의 머릿속에서는 긍정과 부정의 사건들이
필름처럼 돌아간다. 그래도 믿어봐야지, 하느님은 항상 최상의 것을 내게 주시니까.....
내가 더 바짝 정신 차려서 그들이 부정을 저지를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최선일 것이다.
우리가 죽는 날 까지 만나야할 사람들을 하느님께서는 준비하고 계신다.
또 그들과 어떤 헤어짐을 갖게 될 것인지도 이미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우리들의 삶이 온전히 그 분 손안에 있는데, 내가 지금 그 무엇을 두려워 하리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노랑나비 작성시간 13.01.12 독일에서 온 다니엘과 그 친구들에게 음식해 주느라고 얼마나 애를 쓰셨어요!!!그먼곳에서 성탄과 새해를 그곳에서 보내며
아이들을 가르친 그들에게 주님의 성탄은 바로 빛으로 오심을 살게 하셨네요~~~정말 살아계신 하느님을 느낍니다~~~
우리의 삶이 헤어지고 또 만나고 ~~이런 일을 하게 하시는 주님!!! 힘이들고 ~~또 열매 맺음으로 기쁨을 주시고~~~
새로오신 분들이 도움이 되기를 기도 할께요 -
작성자아기사슴 작성시간 13.01.12 만남과 헤어짐은 인지상정이지만 그 속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군요. 주님의 자비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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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Lucy714 작성시간 13.01.13 ♥^,^~♥
주님의 모든 업적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영원히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다니 3;57 )
아네스님 하시는 일..!! ^,~
♥으로 모든 일 기뻐하며 하시니
어렵고 아픈 마음 주님 함께하시니 힘.!! 주십니다 ~^,^~
기도 안에 늘 만나고 있습니다. 힘짱 ~~~~~♥ -
작성자신원도예교육센터 작성시간 13.03.29 언젠가 인도여행 할때에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고 범인을 잡아서 보니 전혀 미안한 마음을 가지않는다. 그 인도청년은 되레 나에게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한다.이 만물의 주인은 오직 하느님 밖에 주인이 없다.나는 단지 잠시 하느님것을 내가 보관하고 있을 뿐이란다.그러니 자기가 하느님것을 잠시 가져간것 뿐인데 그것이 죄가되느냐? 반문한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곰곰히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그 학생도 혹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교수님의 탈랜트도 하느님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