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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두려움과 맞서라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3.01.21|조회수165 목록 댓글 2

나는 평소에 두려움을 잘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었다.

헌데 며칠 전, 동네 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

부리나케 집을 나섰는데, 내가 싫어하는 개 있는 집을 지나가야만 했다.

나는 어린 시절에도 짐승을 싫어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개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었다.

집에서 꽃을 키우는 것은 엄청 좋아하면서도 동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가까이 오면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개 짖는 소리다.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는 그 소리가 나는 싫다.

내가 양지에 살 때도 제자들이 내가 혼자 사는 것이 외로워 보였던지, 개를 선물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굳이 사양했다. 사람들의 발소리만 들어도 짖어대는 개소리가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처럼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개를 키우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오니 왠 개들이 그렇게 많은지 가는 곳 마다 개들이 짖어댄다.

만일 식량난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개고기를 먹는다면,

아마도 그 숫자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 동물과 식물은 모두 함께 살아가야한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왔다면 지금 상황으로 개 몇 마리쯤은 호신용으로 키울텐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내가 개 있는 집 앞을 지나가야 말라리아를 앓고 있는 아이한테 갈 수가 있었다.

개 4마리가 달려오면서 짖어 댈 때는 정말 진땀이 난다. 주인이 바라보고 있을 때는 그래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주인이 없을 때는 지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 버리곤 했다. 그러나 그날은 사정이 좀 달랐다.

내가 산책을 나간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져다 주어야하는 사명이 있었다.

나는 이 두려움을 어떻게 해서라도 극복하고 그 집 앞을 지나가야만 했다.

그날은 개를 말려줄 주인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길가에 놓인 큰 돌 2개를 집었다. 며칠 전 우리 운전기사가 자동차로 달려오는 개들을 쫓느라

돌을 던지며 크게 소리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돌과 목소리가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 그 다음부터는

개들이 자동차로 달려들질 않았다. 나는 그날 보고 배운 것을 시도해 볼 작정이었다.

비록 속에서는 떨렸지만 겉으로는 당당한 척, 심호흡을 한 후,짖어대는 개들을 똑바로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리고 그들이 맞지 않게 돌을 던졌다. 그랬더니 개 짖는 소리가 작아지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빼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아! 바로 이것이구나. 내가 두려움을 느낄 때, 상대방도 그것을 알아차린다.

그래서 상대방은 더 강해지면서 나를 몰아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항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가 그 두려움을 똑바로 쳐다볼 때, 그리고 나로부터 그 두려움을 향해 힘을 내 보낼 때,

두려움은 더 이상 나를 휘두르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승리감에 콧노래를 부르며 느긋하게 그 집 앞을 지나 말라리아에 걸린 10살짜리 쥬마에게

내가 만든 망고 잼과 피넛버터를 발라 만든 샌드위치와 오랜지 쥬스를 전해주고는

다시 느긋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요즘도 개들은 물론 짖어댄다. 그러나 예전 같은 그런 위협적이 아닌, 잔잔한 짖어댐이다.

안 짖기는 좀 쑥스러우니까 형식적으로 짖어대는것 같다.

러나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항상 돌2개가 내 손안에 쥐어져 있다.

 

우리는 두려움이 닥칠 때, 그 두려움과 맞서지 못하고 도망가던지, 그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려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우리는 그렇게 수동적이 삶의 방식을 택할 것인가?

내가 그 두려움을 휘어잡지 않으면 그 두려움이 나를 휘어잡는다.

그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그 두려움과 마주서는 것이다. 그리고 똑바로 그것을 바라 볼 때,

그 두려움은 힘을 잃게 되며 우리는 그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극복할 힘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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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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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3.01.24 나다 두려워 하지마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내게생긴 엄청남 두려움을 이겨 낼수 있게 나의 방패가 되어 주시는 분!!!
    그 먼곳에서...모든것이 어려운 곳에서 살고 있는 아녜스님!!!싫어하는 개를 통해서 두려움을 극복할수 있게 해주시네요
    새로운 만남!!!어떤 새로운 일을 맞이했을때 .....똑바로 그것을 잘 대처할것입니다 함께 하시는분과 함께...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3.02.10 10살밖에 안된 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렸다니요..
    건강한지 걱정이네요..
    선생님은 두려움 극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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