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김청자의 이야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떠나면서....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0.07.03|조회수607 목록 댓글 0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몸과 마음으로 함께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떠나는 저를 위하여,

이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총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주시는 학부형님들, 또 사랑하는 제자들을 포함한 모든 성악과

학생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성경에도 쓰여 있듯이 우리 인간의 삶에는 시작할 때가 있고 끝날 때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시작할 때는 잘 모르던 것들을, 끝날 때가되는 오늘에서야 많은 것을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15년 전, 초빙교수로 와달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초청은,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독일에서 보내고 있던 저에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과 기쁨을 가져다준 역사적인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50대에 접어든 저는 한국의 재능있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은 욕망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분들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한국최고의 예술대학에서 재능과 열정으로 넘치는 제자들을 가르치며, 우면산이 나의 산책길이 되어준 이 아름다운 예술의전당속에서 일 할 수 있었던 저는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Steinway 피아노와 오디오, 비디오 시설까지 잘 갖춰진 아름다운 교수실에서 재능있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마다 얼마나 자주 감격하고 감사했던지요! 우리는 진정 풍요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가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 누리는 것이며,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누려야한다고 주장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지금 최상의 것을 누리는 것에 감사해야 하며 이 좋은 환경에서 얼마나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동안 저는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총장님을 비롯해 음악원 교수님들과 교직원님들, 학부형님들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걸어준 성악과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열정과 원칙만을 앞세워 혹시 이곳에 계신 여러분들께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것이 있다면 용서를 청합니다. 저도 여러분들로부터 받은 모든 상처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기쁨과 감사로 40년 음악인생을 달려왔고 저의 꿈을 이루었기에 그 큰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열정과 재능, 또 시간과 물질을 아프리카 말라위의 고아들을 위해 쓰려고 올7월말에 다시 한국을 떠납니다

저의 “순례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난한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열 때,

우리는 천국의 기쁨을 이미 이 땅에서 누리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사랑을 마음에 담고 떠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