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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자의 이야기

나는 루수빌로에 불을 지르러 왔다

작성자ChungjaKim|작성시간11.02.04|조회수95 목록 댓글 4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루카 12,49)

 

요즘 루수빌로 유스센터 일을 맡아 하면서 자주 묵상하는 성경 구절이다.

불은 태워 없애는 파괴적인 성분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태워서 소독시키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집에 불이나면 사람들은 우선 살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온다.

따뜻하고 아늑한 잠자리를 박차고 자신의 목숨만을 생각하며 빈손으로, 맨발로 추운 집 밖으로 달려 나온다.

그 만큼 불은 우리 삶에서 위협적인 존재다

그와 반대로 농부들이 의도적으로 논밭에 불을 질러 해충을 없애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랑자체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불을 지르시겠다고 했다.

율법에 사로잡힌 그들의 생각과 삶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으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은 전혀 없이 자신들의 의와 현실의 삶에 안주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인간들의 모습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예수님 마음에 전혀 들지가 않았다.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불을 질러서라도 사람들을 안주해 있는 일상의 삶속에서 뛰쳐나오게 하고자 함이었다.

불순한 성분은 다 태워 없애고 순수함만으로 주님 앞에 서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우리들의 변화를 요구하시는 강한 성경구절을 마태복음 10장 34절에서도 읽을 수 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너무도 파격적인 이 말씀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가져 올 수 있을 수도 있다.

진정한 평화는 가장된 것이 아니라 내적인 모든 갈등, 즉 자신과의 한바탕 싸움을 겪은 후에라야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려주시는 것이다.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우선 옛것을 버리고 새로워져라" 하시는 적극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 된다.

예수님께서도 수난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부활하시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시면서 그 때야 비로소 진정한 평화를 우리에게 주신것이다.

 

이틀 전에 나는 음악부에 새로운 학생들을 오디션해서 뽑았다.

기존해 있는 8명의 학생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고 또 그들의 열정이 뜨겁다기보다는

미지근한 상태였기 때문에 불을 질러서라도 그들을 뜨겁게 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8명의 재학생들은 그동안 자부심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에만 도취되어

내가 가르치고자 하는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은 부족했다.

그래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더니 32명이 신청을 해서 오디션을 한 결과

제법 쓸만한 학생들을 9명 더 추가로 뽑았다. 이번에 들어온 학생들은 우선 몇 달을 기다려야했던 점에서

더 준비된 학생들이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유난히 큰 것 같았으며 감사함을 잊지않았다.

 

드디어 불은 붙었다. 신입생들은 입학된 감동이 컸던지 아침 일찍 부터 와서 연습을 한다.

늦으막하게 나타나던 재학생들은 연습실을 기다려야만 차지할 수가 있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긴장감마저 돈다. 방마다 연습하는 악기소리에

뮤직센터가 떠나갈 것만 같다. 방음이 안 된 개인집이니 얼마나 서로 방해를 받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나는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더 생동감이 있어 좋은 것 같다.

언젠가 학생들의 실력이 뿌리를 내리고 꽃이 피어 열매가 많이 달리는 날이면

우리들의 건물을 지어서 서로 방해받지 않고 맘껏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리라.

 

기존해 있던 학생들의 불평도 없지 않다. ‘교수님은 우리가 있는데 왜 새 학생들을 뽑으셨지?“

그들은 경쟁자들이 나타난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불이 타오르게 부채질을 한다.

“이 음악부는 너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카롱가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란다. 하느님이 누구에게나 주시는 선물이지“라고....

이제 그들도 안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사전에 아무 통고 없이 15만 늦게 오면 문을 잠그고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들에게 규칙과 질서를 가르칠때가 된 것이다.

인간은 영적으로나 지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훈련과 규칙이 절대 필요하다.

이것은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예술가가 되고자하는 이들은 일찍 깨달아야한다.

 

나는 재주 있는 젊은이들을 좋아한다. 그들이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몰입할 때,

나는 큰 감동을 받으며 무엇인가 그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마도 내가 어린 시절에 그 어려움들을 이미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루수빌로에 불을 지르러 왔다. 12년 동안 많은 일을 해온 이 공동체를 와서 보니 직원이 60명이나 되는

큰 공동체를 피터 미국 선교사님의 혼자 힘으로는 콘트롤이 잘 않되어 전형적인 아프리카식의 운영 방법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침체되어있고 비효율적인 부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의 컨테이너 문제와 자동차 세금 면제 문제에서도 많은 허점이 들어나서 내가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함께 일을 할 때는 이런 부분들을 지적해 준다. 그리고 내가 운영하고 있는 유스센터나 음악부의 일을 통해서

그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나의 하는 일을 공개 한다.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들으면서

자신들의 삶에, 일에 변화를 가져오게 함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지원하는 후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도 일일이 감독 한다.

나 같은 후원자가 곁에와서 살면 참 골치 아픈(?) 일이겠지만 아직은 나를 귀찮아하는 느낌은 못 받으니 다행이다.

 

그 증거로 내가 그렇게 잔소리하는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기”는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요즘 내가 기다리는 일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아마도 내가 사랑하는 루수빌로의 모든 사람들이 시간의 중요함을

조금씩은 깨달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소박한 희망을 품게 된다.

나는 그들이 의식의 개혁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들에게 주고자 하시는 진정한 평화와 자유함과 활력을 얻어

더욱 많은 열매가 맺어지는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루수빌로에 불을 지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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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Lucy714 | 작성시간 11.02.05 * 아멘 아멘..!!! ^*^ 아녜스님.!!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예수님의 사랑 , 힘차게 실행하심 ..저는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가서 좀 쉬어라" [Mk 6,31 ] 하시며 제자들의 재 충전을 원하십니다. 휴식 뒤의 힘이 얼마나 큰 지요..?!!
    짝짝~~~!!! 힘 찬 박수 보냅니다. 제자들을 위한 교수법..!! ^*~ 루수빌로 제자들.. 복된 제자들..!!! 샬~롬..!!!
  • 작성자노랑나비 | 작성시간 11.02.08 와~~~ 정말 감탄 감탄 !!!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감동 하시어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시리라 믿습니다 아멘
    사랑하는 아녜스 !!!자랑스러운 아녜스 !!!훌륭한 스승 ..주님 함께 하시기에 새로운 모습의 공동체가 될것입니다
    행복한 초대에 어떻게 맞갑게 해야 하는지를 느끼어 실천하게 하시어 보람을 느끼시기를....화이팅!!
  • 작성자펠라 | 작성시간 11.02.09 약속시간에 늦는다는것은 나뿐아니라 다른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것이지요.
    주위에도 번번히 약속시간 안지키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는데 이렇게 평화로이 대처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배워야겠습니다1
  • 작성자Junhee Kim | 작성시간 11.02.16 애고...저도 좀 찔립니다...한 20분은 미리 가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야 약속 시간을 제대로 지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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