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우리들의 이야기

열둘째 날 (4월27일, 월) 이야기

작성자james|작성시간26.06.05|조회수49 목록 댓글 0

어제 오후  먹을거리를  식당의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담한 도시를 세세히 살펴보려고 문을 나선다.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본 커다란 돌이 깔린 도로는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다  오랜 로마의 스페인 통치를 대변하고 있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우미아강의 다리에서 보는 풍광이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빼어나다. 매우 맑고 깨끗한 강물과 짙은 녹음의 경치가 지친 마음을 달래고도 남음이 있다. 보를 통해 흐르는 물소리가 웅장한 폭포수처럼 들린다. 얕은 곳에서 수영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젊은 친구가 열심히 릴을 밀고 끌어당기다 숭어를 낚아채는 광경에 큰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낸다. 시내 곳곳이 멋들어진 건물로 차있다. 무척 애착이 간다. 모든 정경을 한 시간 만에 심도있게 음미할 수 있을 만큼 자그막하다.

황홀한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숙소로 돌아와 두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기대하던 저녁을 7시에 든다. 서울을 떠나 10여일 만에 처음 맛보는 라면이 고국의 음식으로는 초라하지만 대만족이다. 신라면이 너무 매워 집에서도 거의 먹지 않았는데 빵만 먹어 질린 입맛을 살리려고 선택했다. 소화 부담을 덜기 위해 스프를 반만 넣은 라면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해치운다. 대단히 흡족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동이 틀 무렵인 710경 서둘러 길로 나선다. 오후부터 무척 뜨겁다는 예보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객들 거의 모두가 머무는 파드론에 들어가는 날이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파드론은 성 야곱 (영어론 제임스로 불린다)이 스페인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몰래 숨어든 곳이다. 그 후에 예루살렘에 돌아갔다가 처형당한다. 그의 제자들이 시신을 배로 운반해 파드론에 모셔왔으나 곧 행방이 묘연해진다. 무수한 세월이 흐른 후 814년 신비로운 별빛이 가리키는 곳에서 시신이 발견되어 묻힌다. 순례의 상징인 산티아고 성당이 그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다. 성 야곱의 포교활동과 명성 때문에 파드론은 순례객들이 산타아고 못지않게 기리고 사랑한다.

기대에 부풀어 온 힘을 써가며 더욱 속력을 낸다. 눈 깜짝할 사이 역사깊은 도시의 알베르게에 1230분 쯤 들어간다. 21km 걸었다. 우리가 첫 손님이다. 짐을 풀고 쉬면서 도시를 샅샅이 탐험하려는 큰 기대감에 잠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