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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물째 날 (5월5일, 화) 이야기

작성자james|작성시간26.06.07|조회수37 목록 댓글 0

전날 알베르게로 일찌감치 들어와 여유시간이 충분하다. 여느 때보다 반 정도 걸어 체력 소모가 거의 없다. 비축한 먹을거리가 다 떨어져 조금 쉬다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잔뜩 사온다. 지방 행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알베르게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묵었던 숙소는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정도가 더 심하다. 극히 초라한 부엌상태는 언급할 필요조차도 없고 젊은 여성 관리자는 저녁 6시에 부엌을 잠그고 칼같이 퇴근한다. 믿기 힘든 사실을 미리 알고 부엌에서 사온 음식을 든다. 다른 두 명의 객이 눈에 들어온다. 한 명은 많게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국인이고 다른 한 명은 며칠 간 그와 함께 걷고 있는 제법 나이가 든 오스트리아 여인이다. 무척 놀랍게도 호리호리한 한국인 친구가 엄청나게 먹는다. 500g 목살스테이크를 비롯해 두서너 다른 음식을 쉬지 않고 해치운다. 민망했던지 한국에 있을 때는 하루를 한끼로 때우지만 해외로 나왔을 경우 체력을 위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침대로 돌아와 후배한테 명성이 자자한 성 야곱과 연계된 장소들을 철저히 안내하겠다고 다짐하며 억지로 잠을 청한다. 아침 8시경 숙소를 나온다. 시설이 좋은 사립숙소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닫혀있어 포기한다. 시간을 때우려고 근처의 카페에 들어간다. 곧 알베르게에서 만났던 한국인 친구가 나타난다. 오스트리아 여인이 다른 순례객들과 다른 카페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어 멀지 않은 쎄에서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하고 여유시간을 보내려고 왔단다. 여러 얘기를 진지하게 나누고 그의 카페 값도 지불하고 10시경 나온다. 헤어지며 그의 손을 잡아보니 내 손보다 더 부드러워 다시금 깜짝 놀란다. 힘든 공장에서 일했다는데... 보아두었던 사립숙소에 들어간다. 무척 마음에 든다. 아파트를 개조한 호스텔은 모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깨끗하다. 게다가 두 침대가 놓인 깔끔한 방이 하루에 저렴한 35유로여서 더욱 마음에 든다. 3일 치를 지불하고 침실로 들어가 배알이 뒤틀린 몸을 다독인다. 12시경 냉장고에 넣어둔 어제 구입한 먹을거리를 든다. 세 시간여의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으로 피니스테레 탐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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