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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

작성자빚진 자|작성시간26.06.09|조회수5 목록 댓글 0

기우제

아지즈 네신의 우화 ‘기우제와 관절염’의 이야기다.

튀르키예가 그리스를 식민 지배하던 시절, 한 마을에
이슬람 지도자 이맘과 정교회 사제가 살았다.
워낙 비가 귀한 마을이라 두 종교 지도자는
기우제를 놓고 누구의 영적 능력이 센가를 경쟁하였다.

이맘이 기우제를 드려 비가 오면
이맘의 인기가 올라갔고,
사제의 기우제에 비가 오면 사제의 인기가 올라갔다.
기우제란 확률 게임이라
비슷한 비율로 비가 내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판도가 완전히 기울었다.
이맘이 기우제를 드리기만 하면 비가 내렸던 것이다.
그 탓에 사제는 인기가 떨어져서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다행히도
약학을 배운 덕에 마을 사람들에게 약을 지어 주고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그중에서도 사제가 지어 주는 관절염 약은 특효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누군가 사제관 대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이맘의 제자였다.
“우리 이맘님이 내일 기우제를 드려야 하는데
관절염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계십니다.
관절염 약을 지어 주십시오.”

그제서야 사제는 이맘의 성공 비결을 눈치챘다.
이맘은 관절염이 도지면 곧 비가 올 것을 알고
제자의 부축을 받으며 기우제를 드리러
산으로 올라갔던 것이다.

약사와 환자로 만난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맘의 침대 머리에서 비밀 신사협정을 맺었다.

“관절염이 도지면 사제님께 연락을 드릴 테니
사제님은 관절염 약을 지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올라가서 기우제를 드립시다.”

이후로 이맘과 사제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친구가 되었고,
마을에서는 반목과 갈등 대신 화해와 평화가 피어났다.

작은 이해가 커다란 평화를 가져왔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아지즈 네신은 튀르키예 작가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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