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순례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화해의 순례’가 열렸다.
옛 십자군 원정로를 따라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도보여행이었다.
역사적인 순례는
1999년 7월 15일 예루살렘에서 마무리되었다.
그날은 십자군에 의해 이 유서 깊은 도시의 함락과
대학살이 자행된 지 900주년이 되는 기념일이기도 하다.
화해의 행진은 1995년 11월 27일,
900년 전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최초로 십자군 원정을 호소했던
프랑스 클레르몽 성당에서 계획되었다.
과거 그리스도의 이름 아래 저질러졌던
선조들의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순례자의 행렬이다.
1996년, 최초의 선발대는 각각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출발하여 라인 강과 다뉴브 강을 따라
하루 평균 30여 Km씩 이동하며 쾰른, 보름스,
마인츠에서 십자군에게 대량 학살당한
유대인들을 위해 용서를 빌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행사를 가졌다.
당시 아직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발칸지역에서는
특별한 주의를 필요로 했다.
500여 년 동안 이슬람의 세력 하에 있었던
이 지역 사람들과 회교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순례자들의 메시지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이었기 때문이다.
순례자들은
1996년 10월에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그 옛날 십자군이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에 머물렀듯이 휴식기에 들어갔다.
1997년 봄에 재개된 2차 여정부터는
순례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전 세계로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열 명 안팎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회교 국가의 작은 마을들을 찾아다녔다.
각각 소그룹들은
그곳의 언어로 쓴 화해의 편지를 읽고
지역민들과 대화하며 십자군에 의해
왜곡된 그리스도를 알리고 용서를 구했다.
“900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곳을 짓밟았습니다.
그들이 드높인 십자가의 기치 아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모습인 화해와 용서,
사랑은 더럽혀졌습니다.
십자군 전쟁 90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다시 왔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이름으로 자행된 십자군의 악행을
사과하며 이 길을 가고 싶습니다.”
튀르키예를 출발한 순례자들은
시리아와 요르단을 지나 마침내 예루살렘에 도착하였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