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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작성자빚진 자|작성시간26.06.21|조회수7 목록 댓글 0

그림자처럼

<그곳에는 언제나 그림자처럼>은 설교집이다.

전학석 목사의 저서인데,

그가 소천한 지 11년 후에 출간된 것이다.

그는 1987년에 세상을 떠났다.

전학석 목사는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의 제자이자, 후배였다.

그의 존재는 마치 장공의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그림자는 말이 없고,

소리도 없듯이 전학석 목사가 꼭 그랬다.

그는 말이 없었다.

지인들은 여럿이 이야기할 때면

늘 별다른 표정 없이 듣기만 하던 그를 회고하였다.

처음에는 조금 모자란 사람처럼 보였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느릿느릿한 표정으로 말없이

스승의 병상을 지켜보기만 하던

그에 대한 기억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뚜렷이 남았다.

전학석 목사는 장공이 타계하자

석 달인가 뒤에 스승을 따라서 말도 없이,

소문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장공이 저승에서 너무 심심하여

학석이를 데리고 가신 모양이라고,

그렇게들 수군거렸다.

그렇다면 장공은

어째서 말 잘하고 재치 있는 제자들도 많은데,

벙어리처럼 말도 없이 그냥 곁에 앉아만 있던

전학석 목사를 데려갔던 것일까?

그는 평소 기라성같은 동료들 틈에서

장(長)자리 한번 못하였다.

다만 목요기도회에 줄곧 출석하였다.

평소 능력도 없이 작은 교회를 맡아 일하던

가난뱅이 목사인 그는 글을 쓰지 않았고,

말도 유창하지도 못했으며,

수완 같은 것은 아예 부릴 줄 몰랐다.

돈이 없으니 번듯하게 차려입은 적도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에 대한 기억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남았다.

11년 후에 설교집이 출간된 배경이다.

그런 전학석 목사의 바보스런 삶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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