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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 알 딴 죄

작성자빚진 자|작성시간26.06.22|조회수16 목록 댓글 0

사과 한 알 딴 죄

류형기는 15세가 되던 해에

영변 숭덕학교에 들어가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날마다 수업 후와 토요일 오후에

선교사 집에서 일하며 식비와 학비를 벌었다.

“선교사 댁 남쪽 마당에 미국서 들어왔다는

작은 사과나무가 몇 주 섰는데 사과가 많이 달렸다.

아직 익지는 않았으나 먹음직스러웠다.

평소에 눈독을 들이다가 어떤 날 일을 마치고

저녁 먹는 주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와

기숙사로 가는 길 대신 딴 길로 나가다가

얼른 사과 한 개를 뚝 따고 뒤를 돌아다보니

바깥 일하는 김서방이 뒤따라 오며

‘너 목사한테 니리갔다’ 하는 소리에 앞이 캄캄했다.

저놈이 왜 딴 길로 나가나 하고 뒤를 따랐던 모양이다.

맛도 없는 선 사과 한개에

옛 이와처럼 쫓겨날 생각을 하니 참 한심했다.

이와는 생명나무 열매라 맛이나 있었을 것이나

그 사과는 아직 익지 않아서

맛도 안들었으려니와 맛이 들었다 하더라도

도둑 하다가 들킨 사과라 맛 있을 리도 없었다.

‘참 재수없다’ 하며 멀짓이 내 던졌다.

그리고 아무 정신없이 기숙사에 돌아와

저녁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그 밤 한잠 못자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이여,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창피한 꼴을 면케 해주시고

김서방 맘을 감동시켜

목사께 고해 바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아멘’ 하고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자는둥 마는둥 하고

다음날 오후에 선교사 집에 들어가며

김서방 눈치, 김씨 눈치, 주인 눈치만 보았다.

다들 아무 말없이 여전한 것으로 보아

김서방이 감동을 받아 자비를 베풀었던 모양이다.

참으로 감사했다.

그 다음부터는 그 사과나무 근처에도 안갔다.”

(<은총의 85년 회상기>, 류형기 감독)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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