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解讀의 해독害毒

작성자돌샘 이길옥|작성시간26.06.10|조회수13 목록 댓글 0

   <해독解讀의 해독害毒>
              - 시 : 돌샘/이길옥 -

   후배 시인이 찾아왔다.
   요즘 잘 나가는 중견 시인의 시 한 편을 들고

   금으로 새긴 이름표를 단 평론가의 극찬으로
   TV에 나오고 신문에도 대문 달았다는데
   자기는 가방끈이 짧아 解讀 불가라며
   그래도 이런 시를 한 편 쓰고 죽어야지 않겠냐며
   시 한 편을 내민다.

   잘 썼다.
   후배 시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가 봐도 참 잘 썼다.

   독자의 관심을 데려다 고개 끄덕이게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않나 싶다.
   그래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후배 시인의 심사가 훤히 보인다.

   가져온 시를 읽으며
   복효근 시인의 시 ‘난해 시 사랑’을 떠올린다.

   어려운 낱말을 조립하는 기막힌 기술
   엉뚱한 문장을 잘도 끼워맞추는 독보적인 재주
   출처 불명의 신조어들을 귀신같이 꿰매는 장인의 솜씨에
   접근이 쉽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는 시

   후배 시인의 타는 속의 불씨가 내게 옮겨온다.
   이런 시를 解讀하려다 害毒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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