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추천시]]사물의 정다움-정현종

작성자시사랑사람들|작성시간08.06.05|조회수187 목록 댓글 0
사물의 정다움-정현종


의식의 맨 끝은 항상
죽음이었네.
 구름나라와 은하수 사이의
 우리의 어린이들을
 꿈의 병신들을 잃어버리며
 캄캄함의 혼란 또는
 괴로움 사이로 인생은 새버리고,
 우리는 화환과 알코올을
 가을 바람을 나누며 헤어졌네
 의식의 맨 끝은 항상
 죽음이었고.

죽음이었지만
 허나 구원은 또 항상
 가장 가볍게
 순간 가장 빠르게 왔으므로
 그때 시간의 매 마디들은 번쩍이며
 지나가는 게 보였네
 보았네 대낮의 햇빛 속에서
 웃고 있는 목장의 울타리
木幹의 타오르는 정다움을,
 무의미하지 않은 달밤 달이 뜨는
 우주의 참 부드러운 사건을.
 어디로 갈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길과 취기를 뒤섞고
 두 사람의 괴로움이 서로 따로
 헤어져 있을 때도
 알겠네 헤어짐의 정다움을.

불붙는 신경의 집을 위해
 때때로 내가 밤에 깨물며
 의지하는 붉은 사과, 또는
 아직도 심심치 않은
 오비드의 헤매는 침대의 노래
 뚫을 수 없는 여러 운명의
 크고 작은 입맛들을. -


*시집『고통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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