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다음달 16일 금통위 진행
소비자물가 목표 수준 상회
한미 금리차 1.25%p로 최대
금리 올리면 1.00%p로 줄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양국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한미 양국 중앙은행은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며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다음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해요. 시장 안팎에선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3월부터 목표 수준인 2.0%를 웃돌고 있고요.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2.2% 상승한 데 이어 4월 2.6%, 5월 3.1% 올랐어요.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상회했어요.
생활물가도 5월 3.3% 상승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내 2% 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어요.
이와 함께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연간 2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가계대출과 부동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금리 인하 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여요.
금통위는 지난달 중동 전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이후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향후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어요. 이례적으로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고, 점도표에서 전체 21개 점 중 19개가 인상에, 그중 2개가 현재보다 0.75%p 높은 연 3.25%에 찍혔어요.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 4월 취임 후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친 공개 발언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어요.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이런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지난 1일 한은 국제콘퍼런스 정책 대담에서 신 총재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조정에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어요.
그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어요.
전날 물가설명회에선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어요.
이어 신 총재는 “5월 전망 이후로 크게 바뀐 건 없다”며 “완전히 저희 그때의 판단을 뒤집는 그런 변화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이에 금융시장에서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한국과의 금리차를 벌여 원화 약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도 한은의 인상 결심을 굳힐 것으로 보여요.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2.50%, 미국이 3.50∼3.75%로 1.25%p 차이 나는데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일시적으로 금리차가 없었던 지난 2022년 8월을 제외하면 그해 7월부터 이달까지 3년 11개월째 사상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어요.
한은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한다면 미국이 한 차례 인상을 하더라도 금리차를 1.00%p로 줄일 수 있어요.
지난 17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고 연준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4번 동결했어요.
다만 시장 내에선 이번 연준의 결정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앞선 FOMC와 달리 향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에요.
연준은 결정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 충격을 일부 반영해 여전히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어요.
이어 “중동 분쟁 등으로 초래된 불확실성 강화에도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호조를 보인다”고 평가하며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삭제했어요. 다음 회의부터 금리 인상에 돌입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전망치 중간값은 기존 3.4%에서 3.8%로 대폭 높아졌고요. 세부적으로 연내 0.25%p 인상이 3명, 0.50%p 인상이 5명, 0.75%p 인상이 1명 등이었으며 연내 금리 동결은 8명, 0.25%p 인하는 1명에 그쳤어요.